중국 당국이 경기부양을 위해 2분기에 통화완화정책을 쓸 것이라고 각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인용해 중국신문사가 10일 전했다. 매체는 우선 3월달의 소비자물가가 예상보다도 안정세를 보인 점을 근거로 들었다. 3월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대비 2.1% 상승하는데 그쳤다. 이는 10개월래 최고치였던 전달의 3.2%보다 상승폭이 크게 둔화된 것이다. 블룸버그가 설문조사한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2.5%보다도 대폭 낮은 수준이다.
물가는 4월에도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이달 들어 식품가격이 10% 가량 낮아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지난달말 돼지 1만마리 폐사사건과 신종 인플루엔자로 인한 소비위축이 주요 요인이다. 루정웨이(魯政委) 싱예(興業)은행 애널리스트는 “시장에 공급이 충분한 만큼 2분기에도 물가는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3월의 생산자물가지수(PPI)는 1.9% 하락했다. PPI는 전달의 1.6% 하락에 이어 13개월 연속 하락했다.
물가지수가 예상보다 낮게 나오면서 시장에는 불안감이 조성되고 있다. 물가안정은 곧 공급초과와 수요부족을 의미하는 만큼 내수가 얼어붙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다. 리다오쿠이(李稻葵) 칭화(清華)대 경제학부 교수는 “경제성장세는 지속적으로 둔화될 것이지만 급속한 둔화는 막아야 한다”며 “현재 인플레이션 압력이 크지 않기 때문에 통화정책이나 재정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칠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샹쑹줘(向宗佐) 농업은행 애널리스트는 “일부 제조업은 아직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 않으며 공급초과 현상이 가중되고 있다”며 수요창출을 위한 부양정책을 촉구했다.
무역 역시 부진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지난 3월 중국 수출액이 전년 동기대비 10% 증가했다고 전했다. 2월의 증가세는 20.6%였다. 3월 수입액은 전년 동기 대비 14.1% 증가했다. 앞서 2월 중국 수입액은 15.2% 감소했다. 3월 중국은 총 54억 달러의 무역 흑자를 기록했다. 유럽시장과 미국시장에서의 수요부진이 중국의 무역 신장률 둔화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더욱 부양정책이 나와야 한다는 반응이다. 세계은행 부총재를 지낸 중국의 저명한 경제학자 린이푸(林毅夫)는 “산업 구조조정과 인프라 건설을 지속해 성장률을 유지해야 한다”고 부양책을 강조했다.
한편 아시아개발은행(ADB)이 9일 발표한 ‘2013년 아시아 발전 전망’이라는 보고서에서 내수와 재정 지출이 중국 경제성장을 촉진하면서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이 8.2%로 반등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는 기존에 전망했던 8.1%보다 다소 높아진 수치다. 아시아개발은행 외에도 스탠다드차타드, 메릴린치, HSBC, 스위스 은행 등 외국 주요 금융기관들이 올해 중국 경제성장 전망치를 8% 이상으로 점쳤다.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은 최근 중국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대출증가와 주택건설 및 제조업 신뢰지수 회복 등 경제 지표들도 호조세로 돌아섬에 따라 올해 경제성장률을 8.3%로 상향조정했다. 스위스 은행 중화권 수석경제학자 왕타오(汪濤)는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을 8%로, 심지어 프랑스의 크레디아그리콜 엥도수에즈의 경제 전문가는 8.5%, HSBC의 중화권 수석경제학자 취훙빈(屈宏斌)은 8.6%로 다소 낙관적인 전망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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