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정로 칼럼> 상생해야 더 크게, 더 빨리 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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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4-12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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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 : 원성민 한국 맥도날드 부사장

동반성장과 상생이 우리 사회에서 지속적으로 화두가 되고 있다.

경제성장의 과실이 일부 큰 기업과 부자 외에도 소규모 부품회사, 협력사, 비정규직, 그리고 일반 가정 경제에도 고루 분배되어야 한다는 점에서는 큰 이견이 없는 듯하다.

특히 새 정부가 상생 패러다임이야 말로 진정한 경제 순환을 위한 필수조건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때문에 국내 산업에서 상생구조가 어떻게 확립될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물론 상생을 하면서 동반성장하려면 성장 속도 자체가 늦춰지는 게 아닌가 하는 의견도 공존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런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사례는 도처에서 찾아볼 수 있다.

전 세계 120여개 국가에서 3만4000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맥도날드는 1955년 창업부터 핵심 성장전략 가운데 하나가 상생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맥도날드는 세계 최대 규모의 기업을 일궜다. 이처럼 상생을 모토로 내걸면서 동시에 성장 속도를 늦추지 않는 일이 어떻게 가능할까?

맥도날드 창업자인 레이 크록(Ray Kroc)은 이를 '세 다리 의자(Three-Legged Stool)' 철학이라고 불렀다. 세 다리의 주인공은 바로 공급업체·가맹점주·임직원이다. 하나의 의자를 지탱하는 세 개의 다리처럼 서로 의지해야 더욱 크게 성장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레이 크록은 공급업체와 가맹점주들에게 '맥도날드를 위해 일하지 말고, (맥도날드와 함께) 본인 스스로를 위해 일하라'는 비전을 전달했다. 또 '사업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by yourself), 본인을 위해 하는 것(for yourself)'이라는 슬로건을 남겼다.

이같이 맥도날드의 공급업체, 가맹점주, 그리고 임직원은 세 개의 다리로서 맥도날드를 하나의 공동체로 묶었다. 이를 통해 맥도날드 시스템을 더욱 공고히 지탱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회사는 자영업자인 가맹점주에게 철저한 교육과 지원을 제공해 성공적인 사업을 일구도록 돕는다. 맥도날드 가맹점주가 되기 위한 조건은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자금만 있다고 매장을 운영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맥도날드 비즈니스에 대한 열정과 비전이 명확해야 한다.

공급업체와는 공정한 계약 체결을 통해 합리적인 가격에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식자재를 공급받을 수 있다. 실제로 미국 필라델피아 지역의 작은 육류 공급업체인 키스톤 푸드(Keystones Foods)는 맥도날드와 함께 사업이 성장하면서 현재는 전 세계에서 손 안에 꼽는 육류 유통기업으로 성장했다.

양상추를 공급하는 지역 농민, 우리 매장에서 근무하는 주부와 시니어 직원, 가맹점을 한 기업으로 훌륭하게 운영하는 점주들이 없었다면 오늘날의 글로벌 맥도날드는 없었을 것이다. 또 이 모든 파트너들이 함께 일자리를 얻고 사업이 번창하였다는 것이 더욱 뿌듯한 사실이다.

결국 상생과 동반성장은 모든 기업을 위한 화두다. 작은 기업을 위한 대기업의 시혜정책이나 양보 경영이 아니라 모든 기업들의 핵심 성장전략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익 대신 배려심을 앞세운다'는 안일한 태도보다 파트너와의 성공적인 협력으로 선순환 생태계를 조성, 지속 가능한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생각을 전환하고 상생전략을 고민한다면 다양하고 효과적인 정책과 제도가 더욱 성공적으로 정착할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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