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주춤했던 외국인 투자자의 이탈은 다시 확대됐으며 이 같은 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기업들의 부진한 1분기 실적 발표로 투자 매력이 떨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1% 이상 떨어진 1900.18로 거래를 시작했다. 1900선 붕괴 직전이었다. 이후 낙폭을 줄이는 듯 했던 코스피는 오전 11시가 가까워 오며 결국 1900선 밑으로 떨어졌다. 코스피가 1900선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해 11월 23일 1894.54 이후 5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날 오전 내내 지수 하락을 이끈 건 외국인 투자자였다. 이달 들어 2조원 가까이를 순매도한 외국인 투자자는 이날도 2500억원 정도의 주식을 팔았다.
오후 들면서 개인과 기관투자가 자금이 증시에 유입되기 시작했다. 정부가 강력한 경기 부양 의지를 담은 17조3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 예산안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이날 개인은 약 1300억원, 기관은 1120억원을 순매수 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개인이 345억원을 순매수했으나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95억원, 22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 투자자의 힘으로 코스닥은 2009년 5월 21일 이후 최고치인 558.95로 장을 마감했다.
주가 하락을 이끌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의 귀한은 당분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국제 투자자금이 신흥국을 떠나 선진국 증시로 옮겨가고 있는 추세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기업들의 올해 1분기 실적이 대부분 부진할 것이란 전망도 이를 뒷받침한다.
한화투자증권 강봉주 연구원은 "최근 신흥국에서의 외국인 자금 유출 추세와 기업들의 부진한 1분기 실적 전망을 감안하면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세 지속이나 소폭의 매수세 전환 정도의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기업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가 이미 증시에 어느 정도 반영돼 자금 이탈 규모가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KTB투자증권 조성민 연구원은 "이번 주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1분기 국내·외 실적 발표에 대해 기대감보다는 경계감이 우세하다"며 "실적에 대한 우려가 증시에 이미 상당 부분 반영됐다는 점에서 추가 조정 위험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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