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제도 간소화와 진로맞춤형 대입제도가 병행 추진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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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4-19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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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선회 중부대학교 원격대학원 진로진학컨설팅학과 교수=박근혜 대통령은 ‘입시 위주의 교육을 학생들의 꿈과 끼를 살리는 교육으로 전환’하겠다고 공약했다.

이것을 실현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입시 위주 교육’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입시제도를 학생들의 꿈과 끼를 살리는 방향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대학 입시제도가 간소화되면서 진로기반, 진로맞춤형 대입제도로 전환되면, ‘입시준비 교육이 곧 꿈과 끼를 살리는 진로교육’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현 시점에서 대입제도 개선을 위한 정부의 노력이 과연 의도한 대로 실현될지 걱정이 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대통령 공약에서 밝히고, 대통령직인수위원회와 교육부가 내놓은 대입간소화 방안이 아직 구체화돼 있지 않다는 것이다. ‘수시는 학생부 또는 논술 위주, 정시는 수능 위주로 전형요소 및 전형요소별 반영비율을 단순화’한다는 정책내용에는 수없이 많은 다양한 정책방안이 표현될 수 있기에 이것만 갖고는 대입간소화가 어떻게 추진될지 사실상 알기 어렵다. 특히 문제가 커지고 있는 대학별 논술을 어떻게 개선할지 불확실하다.

둘째, 교육부 업무보고에 나타난, “대학이 ‘자율적으로’ 전형요소를 간소화하고, ‘고교 교육과정을 바탕’으로 학생을 선발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으로는 정부가 의도하는 대입간소화가 실현되기 어려울 것이다. 대입제도 간소화는 대입제도의 일관성, 통일성, 단순화를 필요로 하는데, 이것은 ‘자율적으로’ 실현되기 어려운 것이다. 현재의 대입제도의 복잡성이 이명박 정부의 ‘대입제도 자율화’ 결과임을 인식해야 한다.

셋째, 입학사정관제와 관련한 정부의 분명한 입장이 정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부 언론에 보도된 교육부 고위관계자의 입학사정관제 폐지 발언은 나름대로 정책대안으로서 충분히 검토할 여지가 있었다. 이후 교육부가 폐지를 검토한 바 없다는 보도해명자료를 발표하면서 입학사정관제에 대한 논쟁이 점화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입학사정관제가 폐지될 경우 진로교육과 비교과교육, 창의성교육이 어려울 것처럼 반론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른 일부에서는 입학사정관제가 소수 상류층을 위한 불공정한 블랙박스 전형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넷째, 대입제도를 둘러싼 연구 및 공론화 절차가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다. 대입제도는 교육이념과 계층적·집단적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첨예한 쟁점이다. 정책방향과 정책목표가 올바르게 설정됐다고 해서 구체적 정책수단이 올바르게 수립된다는 보장은 있을 수 없다.

오히려 세부적인 정책수단 한두 개로 인해 정책목표가 어그러지고 예상하지 못한 부작용을 유발될 수 있다. 참여정부 ‘내신 중심 2008대입제도’, 이명박 정부의 ’대입자율화, 2014수능, 입학사정관제‘가 그러한 대표적인 사례다. 대입제도에 대한 신중한 연구, 공론화, 교육적·사회적 합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면 교육갈등은 커지고, 교육개혁은 어려워질 수 있다.

이러한 어려움을 타개하고 대입제도를 ‘학생들의 꿈과 끼를 살리는 방향으로 전환’하기 위해서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교육부는 시급히 대통령의 대입간소화를 올바르게 실현활 수 있는 구체적인 정책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 구체적인 정책대안은 반드시 대입제도 간소화와 진로맞춤형 대입제도가 함께 실현될 수 있는 방안이어야 한다. 특히 현재 시행되는 대학별 논술은 가능하면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주관하는 공동논술(공통교양 논술, 계열별 논술) 형태로 전환해야 한다.

둘째, 대입간소화만이 아니라 대입제도 전반에 대한 교육부의 공공책무성을 제고해야 한다. 대입제도를 대학자율에만 맡겨서는 문제가 더욱 복잡해지고 그 피해를 학생과 학부모가 감당해야 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제 교육부가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하고 대입제도 관련 추진체제를 개선해야 한다.

셋째, 입학사정관제에 대한 타당한 접근방향을 정리하고, 올바른 정책대안을 수립해야 한다. 입학사정관제의 복잡성, 비투시성, 정보 비대칭성, 불공정성, 계급성을 극복하고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넷째, 대입제도 개선을 위한 정책과정을 타당하고 효과적으로 기획해야 한다. 대입제도에 대한 연구, 공론화, 교육적 사회적 합의 과정을 체계적으로 기획해 갈등은 줄이고, 정책 결정과 집행의 교육적 타당성은 더욱 높여야 한다. 부디 대입제도 개선이 성공적으로 이뤄져 학생과 학부모의 고통이 줄고 꿈과 끼를 키우는 교육행복이 실현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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