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신화사> |
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보스턴 마라톤 대회 폭발, 대통령 독성 편지….' 미국 전역에 테러 비상령이 내렸다. 연이은 테러에 미국인의 일상은 공포로 얼룩져 있다. 시민들은 압력솥을 보기만 해도 소스라쳐 놀라고 수상한 물건을 보면 겁부터 낸다. 밤낮없이 경찰서에는 폭탄 관련 신고전화가 울려대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보스턴 마라톤 대회 폭발사고의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오바마 대통령에게 17일(현지시간) 독성물질 분말이 들어 있는 편지가 배달됐다. 로저 위커 연방 상원의원도 독성 편지를 받았다. 상원 군사위원장인 칼 레빈(민주·미시간) 상원의원과 제프 플레이크(공화·애리조나) 상원의원 등도 수상한 편지가 배달돼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이 편지들에는 독성물질인 '리신'이 들어 있었다. 호흡을 통해 몸속에 들어가거나 혈류에 흡수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는 맹독이다. 다행히 오바마 대통령에게 전달되지는 않았으나 혹시라도 건네졌다면 미국은 패닉에 빠졌을 것이다. 독성 편지의 용의자 폴 케빈 커티스는 잡혔으나 여전히 공포는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미국 전역에서는 폭발 관련 신고접수가 끊이질 않는다. 로스앤젤레스 지역에서는 이날 실버레이크 쇼핑몰 주차장에서 압력솥으로 보이는 물건이 있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경찰은 즉각 폭발물 처리반을 출동시켰고, 지역 방송사들도 보도용 헬리콥터를 띄웠으나 폭발성 물질은 발견되지 않고 단순히 버려진 물건으로 판명됐다.
할리우드의 지역 방송국 KTLA 스튜디오에도 폭탄을 설치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이 한밤중에 방송국 직원들을 모두 대피시키고 수색을 벌였으나 폭탄은 없었다. 캘리포니아주립대(UCLA) 주차장에서 금속 외피 가방이 버려져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급속한 기술발전과 인터넷 확산을 통해 개인 테러 시대가 열리면서 공포지수가 고조되고 있다. 180여명의 사상자를 낸 보스턴 마라톤 폭탄이 인터넷에 제조법이 있는 압력솥이었다는 점이 이를 입증해준다. 이 압력솥 폭탄은 인터넷 상에 부엌에서 손쉽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인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줬다.
실제로 1995년부터 2010년까지 개별적 테러가 전체의 33%로 늘어났다. 이들은 조잡한 파괴력의 폭발물을 동원, 미디어를 통한 대중행사를 노렸다. 실질적인 효과보다는 대중에게 공포를 심어주는 목적이 크다. 전문가들은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자유주의 정부들이 대량살상무기뿐만 아니라 보복성 등 소수의 테러 위협에 직면해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잠재적인 개별적 테러를 완전히 피하기는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국제전략문제연구소의 카롤스 자라트 연구원은 "갈수록 사회가 오픈되면서 매순간 도처에서 테러의 타깃이 될 수 있다"며 "안보를 강화시키는 것보다 지능적인 전략과정이 잠재적인 테러를 막아내는 데 효과적이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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