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고위 관계자는 19일 “남 국가정보원장이 1급 인사 마무리를 함에 따라 이번 주말쯤 2-3급 처장급 인사를 단행하는 것으로 안다”며 “80~90%가 교체된 1급 인사 때처럼 이번 인사도 대폭 교체되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남 국정원장은 국정원 3명의 차장 밑에 차장보 각 2명씩을 배치해 모두 6명을 인선하는 내부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적임자를 물색중인 것으로 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이 관계자는 “차장보는 외부인사와 원세훈 전 원장 시절 보직을 지켰던 내부 인물 가운데 능력을 우선 고려해 발탁하는 것으로 안다”며 “조만간 내부 인사 공고가 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6명의 차장보를 두는 것은 국정원 사상 처음 있는 일로 정치색을 없애고 대북정보수집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조직개편에 힘을 싣겠다는 남 원장의 의지가 담겨있다는 해석이다.
실제 국정원 1, 2, 3차장 인선을 통해 국정원의 조직을 대북정보수집과 테킨트(TECHINT·기술정보) 기능 강화하는 쪽에 집중했다. 북한 관련 정보 담당을 기존 3차장에서 1차장으로 올리고 3차장에게는 과학정보만 담당토록 했고, 국내정보 담당인 2차장은 보안정보 담당으로 조정하면서 사실상 기능을 축소시켰다. 대북심리전단 등 이명박 정부 시절 정치개입 논란을 낳았던 내부 조직의 직제·역할도 태스크포스(TF)의 논의를 통해 개편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은 늦어도 이달 말까지 4-5급 팀장급 인사도 모두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남 원장은 국정원 개혁을 위해 외부인사인 군 출신 인사들을 일부 핵심 보직에 낙점했다. 해병대 준장 출신을 내부 인사에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총무국장에, 국방업무를 보좌하는 국방보좌관과 원장 특별보좌관도 각각 대령 출신의 인사를 발탁했다. 기조실장 직속인 총무국장에 외부 인사가 기용된 것은 처음이다. 남 원장은 또 국정원 내부 공직기강과 감찰을 담당하는 감찰실장에 검찰 출신인 장호중(46·사법연수원 21기) 법무부 감찰담당관을 발탁한 바 있다.
국정원 안팎에서는 이같은 대규모 물갈이 인사와 조직개편에 대해 인사적체를 해소하고 정치편향성을 없애는 등 ‘원세훈 색깔빼기’를 본격화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의 또 다른 관계자는 “국정원의 조직개편과 대규모 물갈이 인사의 화두는 정권교체나 정부교체가 아니라 ‘시대교체’다”며 “그동안 정치편향성을 띠었던 국정원의 색깔을 모두 빼고 국가안보를 위한 대북정보 수집과 같은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겠다는 선언적 의미”라고 밝혔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