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상복합아파트 ‘울산 팔레드상떼’ 현장으로, 실제로 이 단지는 지난 3~5일 실시한 청약 접수에서 평균 5.5대 1로 마감됐다. 주상복합단지인데도 인기를 끈 비결은 3.3㎡당 800만원에 이르는 저렴한 분양가에 있었다. 주변 아파트 시세가 3.3㎡당 1200만원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가격 경쟁력을 갖췄던 것이다.
이 아파트는 성원건설이 예전에 한차례 분양을 했다가 회사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공사가 중단돼 계약자들의 요구로 환급사업장이 된 곳이다. 시행사는 지난해 대한주택보증으로부터 이 사업장을 사들여 당시 분양가보다 30% 이상 낮춘 가격에 재분양했다.
한 때 시행사 부도로 미운 오리새끼로 전락했던 부도 사업장들이 환골탈퇴하며 화려한 백조로 변신하고 있다. 대부분 유명 브랜드와 저렴한 분양가를 내세워 재분양에 성공하는 것이다.
특히 주변 시세보다 30% 가까이 낮은 분양가를 책정하다보니 최근 분양시장이 살아나면서 계약률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6월 롯데건설은 3.3㎡당 1000만원에‘기흥역 롯데캐슬 스카이’를 분양했다. 이 사업장은 성원건설이 사업을 진행했던 단지(아파트명 ‘신갈 성원 상떼빌’)로 2007년 분양 당시 가격이 3.3㎡당 1500만원 안팎이었다. 하지만 롯데건설은 대한주택보증에서 이 사업장을 인수받아 분양가를 파격적으로 낮춰 1000만원대로 책정한 게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한양이 비슷한 시기 수원시 영통구 망포동에 분양한 ‘수원 영통 한양수자인 에듀파크’도 2007년 현진이 부도와 법정관리 등으로 사업 진행이 중단된 후 공매로 사들인 아파트 단지다. 기존 분양가 대비 최대 22% 낮춘 3.3㎡당 900만원대에 내놨다.
동일의 경우 2010년부터 대주건설과 현진의 부도로 사업이 중단된 사업장을 사들여 분양에 성공했다. 부산 기장군 정관신도시 동일스위트 1차와 2차 물량은 전량 소진됐고, 이지건설의 땅이었던 3차만 일부 대형을 중심으로 공급이 이뤄지고 있다.
이 회사는 또 부산 진구 부암동 사업장을 매입해 639가구 규모의 ‘서면 동일파크스위트’를 공급했는데, 2개 평형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1순위 마감되는 기록을 남겼다.
유성건설이 부산시 사하구 괴정동 사업장을 매입·공급한 ‘괴정동 K스타파크’ 244가구도 1개 평형을 제외하고 모두 순위 내 마감됐다. 사업이 장기간 방치됐던 울산 남구 삼산동 성원상떼빌도 조만간 재분양할 예정이다.
한라건설이 2010년 사들여 공급한 ‘청주 용정 한라비발디’도 분양 성공 사례로 꼽힌다. 이 회사는 청주시 용정지구에서 법정관리 중인 신성건설 사업장(1400가구)을 매입해 2010년 3.3㎡당 700만원대에 재분양했다.
대한주택보증 관계자는 “환급사업장은 공매로 입찰을 진행하다보니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아 재분양을 하더라도 분양가를 낮출 수 있다”며 “인기가 높다보니 환급사업장 매각률이 92% 넘어서 현재 남아 있는 곳은 4곳이 전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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