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테러 용의자로 몰렸던 미 대학생 숨진 채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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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4-25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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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송지영 워싱턴 특파원= 보스턴 마라톤 테러 용의자로 잘못 지목돼 인터넷 등지에서 신상이 공개돼 비난받았던 미국의 한 대학생이 물에 빠져 숨진 채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로드아일랜드주 경찰은 프라비던스강에서 인양된 사체가 브라운대학교 학생이었던 서닐 트리파시(22)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밝혔다.

트리파시는 지난 15일 보스턴 마라톤 폭탄 테러가 발생한 직후 페이스북이나 몇몇 인터넷 포털 등에서 용의자로 지목됐었다. 트리파시는 그에 앞선 3월 중순 이후부터 실종돼 모습을 보이지 않아 일부 지인들은 실제 그가 테러에 가담했을 수도 있다고 의심했었다.

폭탄 테러가 발생한 후 여러 사람이 용의자로 지목됐었고, 트리파시도 그 중 한 명이었다. 청년층이 많이 접속하는 한 웹 사이트에서 그를 테러 용의자로 지목한 후 다른 웹 사이트에서도 그의 사진과 개인 정보가 공개돼 사실상 테러 직후 그는 테러 용의자가 된 것이나 다름없었다고 지인들은 말하고 있다.

트리파시가 언제 사망했는지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용의자로 잘못 지목돼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밝혀지면, 인터넷 마녀사냥이 무고한 어린 학생의 목숨을 앗았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한 인터넷 사이트 매니저는 “웹 사용자들이 그를 용의자로 잘못 지목해 신상을 공개하는 등 과열되고 잘못된 양상을 충분히 보였다”며 “이에 대해 마음 깊이 사과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의 사망이 보스턴 테러 사건과 무관하더라도 인터넷 이용자들이 망자에 대한 예의를 지키지 못했다며 반성하는 분위기다.

트리파시가 실종된 후 당국은 전혀 단서를 찾지 못하다가 이날 강에서 사체가 발견되면서 그가 자살했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프라비던스 경찰국의 조셉 도넬리 국장은 “사체가 트리파시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검시관이 신원, 사망시기 및 원인 등을 조사 중이다”라고 밝혔다.

펜실베이니아 출신인 트리파시는 지난달 자신의 아파트에서 실종됐다. 그의 지갑이나 휴대폰은 그대로 방에 있었지만, 아무도 그가 어디에 갔는지 알 수 없었다고 증언하고 있다.

인도 출신 이민자의 아들인 트리파시가 테러범으로 몰리면서 더 큰 상처를 받았다는 부모는 “지난 시간 상상할 수 없는 마음의 상처가 컸다”며 “페이스북 등 여러 웹사이트에서 트리파시를 테러 용의자로 지목, 신상을 공개하고 사진 등 파일을 퍼 날랐지만 우리는 그가 이런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다고 굳게 믿고 있었다”고 슬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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