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별금융] 순환보직에 발목 잡힌 농협은행…디지털자산 핵심 인재 이탈

  • 스테이블코인 법제화 앞두고 은행권 인재전쟁 가속

사진챗GPT
[사진=챗GPT]

NH농협은행 디지털자산 부서를 이끌며 은행권 스테이블코인 공동 발행 논의를 주도해온 핵심 인력이 최근 시중은행으로 이직했다. 스테이블코인 법제화를 앞두고 은행권의 인재 확보 경쟁이 빨라지는 가운데, 순환 보직 인사 관행이 인력 이탈로 이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은행권에 따르면 농협은행 디지털자산 관련 부서를 총괄해 온 A팀장은 최근 한 시중은행의 디지털자산 부서로 이직했다. 2019년부터 블록체인 관련 업무를 수행했으며, 작년부터 오픈블록체인·DID협회(OBDIA) 회장을 맡아 은행권의 원화 스테이블코인 공동 발행 논의를 주도한 인물이다.

A팀장이 이직을 선택한 배경에는 농협은행의 부서 순환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 은행은 내부통제 강화를 위해 3~5년 단위의 순환보직 체제를 운영하고 있다.

문제는 디지털자산처럼 전문성과 연속성이 필수인 영역에서도 동일한 방식이 적용되면서, 장기 전략 추진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A팀장은 타 부서로 발령 받을 시점이 되자, 관련 전문성을 살릴 수 있는 환경을 선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농협은행이 디지털자산 사업에 소극적인 점도 내부 인력의 피로감을 키운 배경으로 거론된다.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적극적으로 육성하는 시중은행과 달리 농협은행은 대외 활동이 제한적인 데다가 관련 업무 추진 과정에서 내부 조율 부담이 커 체감 난도가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잦은 인사이동과 전문가·비전문가 혼재로 농협은행은 가상자산 관련 프로젝트에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2022년과 지난해에는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인 코인원과 빗썸의 실명확인 계좌 제휴를 각각 다른 은행에 넘겨준 상태다.

여기에 시중은행의 조직 개편 흐름도 맞물렸다. 신한은행은 올해 기존 디지털솔루션부를 AX·디지털솔루션부 가상자산(Cell) 체계로 확대 개편하며 인력 충원을 진행했다. KB국민은행도 디지털자산 제도화에 대비한 전담팀을 꾸렸다. 이처럼 디지털자산 사업을 신성장 축으로 삼은 주요 은행들이 전문 인재 확보 경쟁에 나서면서 시장 내 수요가 높아진 상황이다.

이 때문에 금융권에서는 이번 인재 이탈을 단순한 이직으로 보기 어렵다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올해는 스테이블코인과 토큰 증권 제도 정비가 본격화되는 시기여서 은행 간 시장 선점 경쟁이 예상되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디지털자산 제도화가 임박한 상황에서 관련 분야에 얼마나 집중하느냐가 앞으로의 시장 지형을 결정할 것”이라며 “업계를 선도하는 은행이 되기 위해서는 전문 인력 확보 경쟁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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