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남양유업 최대주주가 최근 막대한 현금을 확보한 것으로 밝혀져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증권업계는 최근 정부가 남양유업의 불공정거래행위 조사를 벌이는 것과 관련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은 지난 18일부터 25일까지 6차례에 걸쳐 총 2084주의 자사주를 장내 매도했다. 이에 따라 홍 회장 지분율은 24.96%(18만771주)에서 20.15(17만8687)주로 줄었다.
남양유업 주가는 현재 1주당 108만원 이상으로 홍 회장이 지분 매각 금액은 22억5000만원에 달한다. 홍 회장이 지분 매각 직전 주당 1000원의 현금 배당을 받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홍 회장이 최근 손에 쥔 현금은 25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홍 회장이 자사주를 판 것은 지난 2009년 9월 부친으로부터 증여받은 이후 처음이다. 당시 아버지인 고 홍두영 명예회장으로 5만4907주를 증여 받으면서 증여세를 내기 위해 1만4100주를 물납한 이후 자사주를 매각한 적이 없다.
하지만 홍 회장의 지분 매각 이유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남양유업 측의 공식 입장도 "(지분 매각은) 회장 개인의 일로 회사도 자세한 사정은 모른다"다.
다만 증권업계는 최대주주의 대규모 현금 마련이 최근 이뤄지고 있는 공정거래위원회와 국세청 등의 강도 높은 불공정거래 조사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남양유업은 대리점에 대한 물량 밀어내기로 검찰에 고발된 상태다. 또한 홍 회장의 동생 홍우식씨가 대표이사로 있는 서울광고에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받아 왔다. 조사 결과에 따라서 홍 회장과 남양유업이 대규모 배상금과 증여세 등을 물 수도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남양유업은 지난해 1조3650억원의 매출과 637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고, 현금성 자산 규모도 1376억원에 이른다"며 "다만 전남 나주 커피 생산 공장 건설에 1800억원을 투자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감 몰아주기 등 조사에 걸리면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남양유업은 지난해 7월 자회사인 금양흥업이 서울 논현동 도산공원사거리에 짓고 있는 건물 신축을 위해 60억원을 지원했다. 또 서울광고에 대해 약 75억원의 방송광고료 지급도 보증하고 있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우리 회사는 매우 탄탄한 회사로 자금 사정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자회사인 금양흥업의 건물 신축도 홍 회장의 지분 매각과는 어떤 관계도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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