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보다 배꼽이 큰 '동전', 장롱 속에 머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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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4-29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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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숨은 동전을 찾아라!"

지난해 '범국민 동전 교환운동'의 광고문구다. 한국은행은 매년 5월이면 이 같은 동전 교환운동을 실시한다. 하지만 이를 통해 회수되는 동전은 시중에 깔린 주화 중 고작 1% 남짓인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5월 한 달간 범국민 동전 교환운동을 통해 회수된 동전은 총 2억8500만개다. 10원화부터 500원화까지 모두 합친 것으로 금액으로 보면 400억원 규모가 은행권으로 교환됐다.

이는 시중에 나와 있는 동전 전체 규모에 비하면 새발의 피다. 사라졌거나 방치된 동전 등 시중에 깔려 있는 모든 동전을 합한 개수는 24일 현재 총 202억개다. 교환운동을 통해 회수된 동전은 고작 전체의 1.41%에 불과한 것이다.

여기에 아예 회수조차 되지 않고 있는 1원화와 5원화를 감안하면 회수량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시중에 있는 5원화는 2억2000만개이며, 1원화는 무려 5억6000만개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동전 환수율은 총 31.2%(금액 기준)였다. 환수율은 동전이 발행돼 시중에 나갔다가 다시 한은으로 되돌아온 비율을 뜻한다.

그러나 이 비율은 결코 높은 수준이 아니다. 회수되지 않은 70%가량의 동전에 대한 수요를 맞추려면 다시 동전을 찍어야 한다. 여기에 연간 약 700억원(2008~2012년 평균)이 들어간다.

게다가 지난해 찌그러지거나 구멍이 뚫리는 등 손상돼 폐기한 동전은 2500만개였다. 금액 규모로만 22억원으로, 이 역시 대체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동전을 찍어내야 한다.

특히 동전의 제조원가가 대부분 액면가를 넘어, 동전 미회수로 인한 예산 손실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한국조폐공사에 따르면 동전의 제조단가는 주재료 금속 가격에 따라 변경되지만 대략 10원짜리는 금속가격만 20.03원, 여기에 제조비용을 합하면 40.53원이 소요된다. 즉 10원짜리 동전은 원가의 4분의 1 수준에서 유통되는 셈이다.

50원짜리 동전도 재료비 68.21원에 제조비 90.72원을 합해 총 158.93원이 소요돼 액면가의 3배를 넘었다. 100원짜리도 재료비(100.97원)와 조제비(138.95원)를 합해 239.92원 소요돼 액면가보다 두 배 이상 들었다. 다만 500원짜리는 재료비와 제조단가가 각각 143.34원과 192.34원으로, 시중에 유통되는 동전 가운데 유일하게 액면가보다 낮다.

동전은 찍어낼수록 적자를 보는 셈이지만 안 찍을 수도 없다. 정상덕 한은 발권기획팀장은 "동전의 수요가 계속 있기 때문에 찍긴 찍어야 하는데 환수가 안 되는 상황"이라며 "동전 교환운동의 가장 큰 목표가 비용 절감을 위한 동전 환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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