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학부모들은 이 말을 더이상 신뢰하지 않는다. 서울 명문 학군의 인기가 예전만 못하다해도 사그라지지 않는 것이 엄마들의 '치맛바람'과 교육열이다.
지금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생들은 학원에서 1등을 하기 위해 과외를 하고, 예·체능 과목은 물론 야외 체험까지 사교육에 의존하고 있다. 명문 중·고등학교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도 여전하다.
부동산시장의 침체와 맞물려 '물수능'이 학군 수요의 매력을 반감시켰는데도 '사교육 1번지'로 불리는 서울 대치동과 양천구 목동 등지의 전셋값이 절대가격 측면에서 여전히 높은 것도 이 때문이 아닐까.
'맹모삼천지교'라 했던가. 대한민국 최고의 명문 학군으로 꼽히는 서울 목동과 대치동, 그리고 노원구 중계동 전세시장을 들여다봤다.
노무현 정부 시절 '버블세븐'으로 꼽혔던 목동. 신목·월촌중 등이 '명문'으로 이름을 날리면서 중학교 학군 수요가 많은 곳이다. 고등학교의 경우 광역 학군이라서 상관없지만 중학교는 어느 아파트에 거주하느냐에 따라 배정받는 학교가 달라진다. 따라서 단지별 가격 차이가 상당하다.
월촌중 학군인 목동 우성아파트 전용면적 84㎡형 전세값은 3억3000만~3억4000만원 선이다. 월촌중은 최근 2년 연속 양천구 내 학업성취도 평가 1위를 달리고 있다.
반면 이 학군에 속하지 못한 월드메르디앙과 목동웨스트빌의 경우 같은 면적(전용 84㎡)인 데도 전셋값이 2억5000만~2억7000만원으로 3억원을 밑돈다.
목동신시가지 7단지는 2009년 신축된 목운중의 부흥으로 전셋값이 크게 올랐다. 이 아파트 전용 66㎡형은 전세 시세가 3억2000만~3억5000만원으로, 목동1·2단지 전용 89㎡형(2억7000만~3억3000만원)보다 높게 형성돼 있다.
목동1단지 인근 A공인 대표는 "목동은 학군 수요가 꾸준한 지역 중 하나로 아파트 단지별로 전세값 차이가 심하다"며 "봄 이사철이 마무리 단계로 접어든 때문인지 요즘은 목동 전체 아파트 전셋값 상승 폭이 둔화된 상태"고 전했다.
'강남 8학군'이라는 고유명사를 만들어낸 대치동 일대 전세시장은 목동과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보다는 확실히 힘이 빠진 모양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대치동 아파트 전셋값은 2011년 말 3.3㎡ 평균 1478만원에서 지난해 말 1430만원으로 3.24% 떨어졌다.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101㎡형은 3억원을 소폭 밑도는 선에서 전세 매물이 나오고 있다. 2년 전보다 3000만원 정도 빠진 것이다.
윤고용 에덴공인중개소 대표는 "지금은 비수기라서 전세시장이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대치동의 경우 학군 수요가 워낙 많아 여름방학 이사철이 되면 전셋값이 한바탕 뛸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강북의 대치동'으로 군림해온 중계동은 어떨까. 중계동이 속한 노원구는 지난해 말 기준 전셋값이 전년 대비 0.3% 내려 서울 25개 자치구 중 유일하게 하락세를 기록했다.
하지만 학원가가 형성된 중계동 은행사거리 일대 전세시장은 불황을 모른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은행사거리 일대는 2000년대 초반부터 강북·노원 일대의 명문고로 꼽히는 서라벌고와 대진고 등을 중심으로 학원가를 형성하면서 교육 특구지역으로 성장했다.
인근 라이프신동아 전용 115㎡형 전셋값은 3억4000만~3억7000만원을 호가한다. 인근 대림벽산·롯데우성아파트는 같은 면적이 3억8000만~4억4000만원에 달한다.
다만 같은 중계동이라도 외곽지역은 학군 수혜가 줄어 전셋값도 크게 떨어진다. 염광아파트 전용 101㎡형은 2억2000만~2억5000만원 선으로 은행사거리 인근 아파트보다 전셋값이 1억원 가량 싸다. 중계동 서울공인 송은옥 대표는 "중계동은 학군 수요뿐 아니라 상주인구도 늘고 있어 전셋값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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