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행복기금 신청 폭주…수혜자 최대 50만명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빚을 진 서민이 자활하도록 돕는 국민행복기금 채무조정 수혜자가 애초 예상보다 60% 가까이 증가하면서 최대 50만명에 이를 전망이다.

신청자 폭주로 재원이 부족해질 경우 관계 당국이 나서 추가 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방안을 내놓을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행복기금 신청자는 가접수를 시작한 지난 22일부터 현재까지 6만명을 넘어섰다. 당초 예상 수혜자인 32만명 대비 20%가량이 일주일 만에 몰린 것이다.

국민행복기금은 애초 1억원 이하 대출을 6개월 이상 연체한 채무자 약 32만명을 대상으로 삼았다. 해당 채무자를 대상으로 최대 50%(기초수급자 70%)까지 채무를 탕감하고 나머지는 10년간 분할상환하도록 한다는 것이 골자다.

금융당국 및 행복기금 측은 신청자 폭주가 일시적인 현상일 수 있다는 점에서 수혜자 예상치를 조정하는 데 신중하다.

기금에 가접수를 한 순간부터 채권 추심이 모두 중단되기 때문에 혜택을 하루라도 빨리 받으려는 채무자가 초기에 몰렸을 수 있다.

행복기금은 당초 전체 연체채무자 345만명 가운데 금융기관 연체채무자 20%, 자산관리회사 연체채무자 5% 미만이 수혜자가 될 것으로 보고 수혜자를 32만명으로 잡았다.

반면 기금 측은 현재 추세대로라면 신청자가 금융기관 채무자 30%, 자산관리회사 채무자 10%까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신청 대상에 새로 편입되는 연대보증자 155만명 가운데 신청 가능성이 큰 8만여명도 고려 대상이다. 이를 모두 감안하면 수혜자는 약 50만명까지 늘어나게 된다.

행복기금은 당초 예상치대로 32만명이 수혜를 입을 경우 5년간 약 1조5000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다.

채무조정을 위한 연체채권 매입에 드는 8000억원은 신용회복기금(5000억원)이나 차입금 및 후순위채권 발행(3000억원)으로 조달할 계획이었다. 이후 추가로 드는 비용도 채권 회수 수입이나 전환대출 관련 보증수수료로 조달하기로 했었다.

이에 비해 신청자 수가 20만명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점쳐지면서 행복기금 측은 재원 마련 방안을 재검토할 수밖에 없게 됐다.

6개월인 신청기간 안에 접수한 연체채무자에 대해서는 금융회사가 채권을 의무적으로 매각해야 한다.

신청자가 늘어날수록 당장 행복기금이 사들여야 하는 채권 물량도 증가하는 것이다. 신청기간 이후에 있을 일괄매입 조정도 부담스럽다.

금융당국은 오는 5월 1일 시작하는 본접수 때까지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재원이 부족할 경우 자산관리공사(캠코)나 금융회사로부터 차입 또는 출연으로 재원을 조달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