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국 경제부 기자 |
아주경제 김선국 기자=얼마 전 환경부가 '황사 때는 술 한 잔에 삼겹살이 최고? 빨리 귀가해서 씻는 것이 최선!'이라는 제목으로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환경부는 전상일 한국환경건강연구소 박사의 연구 결과를 인용해 '삼겹살을 먹으면 황사 먼지를 몸 밖으로 배출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속설이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발표에 돼지 사육 농가는 울부짖는다.
국산 냉장 삼겹살 100g의 소매가격은 지난해 9월 평균 1757원에서 올해 3월 1292원으로 나타났다. 정부, 농가 등의 돼지고기 소비촉진 노력에도 불구하고 4월 가격은 1300~1400원대에 머물러 있다. 이는 지난 5년간 평균 가격보다 20% 이상 낮은 수준이다.
특히 농가에서 사육하는 돼지 한 마리의 생산비는 36만원 정도지만 도매가격은 24만원에 불과해 한 마리당 12만원의 손해를 보고 있는 상황이다.
돼지 사육 농가들이 출자해 만든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는 "돼지가격 폭락으로 가구당 피해액은 1억6000만원으로 총 9500억원을 넘어섰고, 현 상황이 3개월 이상 지속하면 한돈 농가의 80% 이상이 도산위기를 맞을 것"이라며 울분을 토하고 있다.
기자는 농림축산식품부를 출입한 지 3년째다. 2007년 한국식품연구원이 발표한 연구자료에서는 공장 근로자 58명에게 6주 동안 돼지고기를 섭취하게 한 결과, 돼지고기를 먹지 않은 근로자에 비해 납은 2%, 카드뮴은 9% 이상 체내 잔류량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촌진흥청, 의학 교수 등이 발표한 연구자료에서도 돼지고기가 체내 중금속을 해독하는 효과가 있는 것을 확인했다.
더군다나 청와대 등 정부, 국회, 기업, 농가, 소비자까지 나서 한돈 소비촉진 캠페인을 벌이는 상황인데 환경부는 왜 이런 발표를 했을까. 삼겹살에 대한 안 좋은 추억이 있어서일까. 무척이나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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