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나무모던앤컨템포러리 |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그동안 나는 앤디워홀 못지 않게 나의 미술작품 이곳 저곳에 코카콜라 이미지를 섞어 왔다. 무엇보다도 그걸 이번에 본격적으로 발표할 수 있어 기쁘다."
화수(화가+가수)조영남씨가 '화투에 코카콜라'를 섞은 새로운 그림을 선보인다.
오는 5월9일부터 서울북촌 나무 모던앤 컨템포러리에서 회화, 콜라주, 설치, 사진 등 총 50여점을 전시한다.
화가 경력 40년을 기념하는 '조영남 - 코카콜라프렌즈'라는 타이틀을 단 특별전이다.
"1973년 서울대 미대생이었던 '아침이슬' 김민기의 기획으로 서울 안국동에 위치한 한국화랑에서 첫 개인전을 펼쳐었죠."
이후 뜸하다가 9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개인전을 열어왔다.
"음악이 생업으로 돌변하는 바람에 재미와 취미삼아 뭔가를 해야한다는 생각에 택한 그림이었다".
'한번더~' 를 외치는 노래처럼 그는 한해 2~3번씩 전시를 열 정도로 왕성한 작업활동을 자랑했다. 올해 벌써 41회째 개인전이다.
이번전시는 LG 생활건강 코카콜라 음료 후원으로 그림 곳곳에 '코카콜라'가 등장한다.
그와 코카콜라 인연도 40년쯤 된다. "대학 재학 당시 미 8군 쇼단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을 무렵부터 콜라를 마신 것 같다"는 조씨는 "당시 '산뜻한 그맛 목말라 애타게 찾는 바로 그것은 코카콜라뿐'이라는 코카콜라 CM송도 불러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고 했다.
"그때는 콜라가 몸에 해롭다느니, 치아가 쉬이 손상되느니, 어쩌구들 그랬지만 아직도 내 몸 중에서 가장 멀쩡한 부위는 치아다. 그때 특히 가수 이장희가 나의 콜라 마시는걸 극도로 싫어했다. 나는 지금도 그가 커피, 소주, 막걸리 그리고 와인 같은걸 마시는 것보다 내가 콜라를 마시는 게 훨씬 유익하다고 믿기 때문에 나의 콜라에 대한 사랑을 접을 순 없다."
콜라를 좋아하다 보니 코카콜라 Coca Cola 의 빨간색과 흰색 로고의 형상이 눈에 들어왔다.
"나에게 미학적으로 완벽한 서양 문명, 특히 미국문명의 대표처럼 굳어졌다." 콜라는 그에게 단순한 음료가 아니었다. "친구와 같이 애정을 갖는 소재"로 "코카콜라 문양을 틈틈이 그림소재로 차용해 왔다."
조영남은 코카콜라를 예술로 격상시켰다. 앤디워홀 캠벨수프처럼 '꽃과 콜라', '콕딱지'라는 작품으로 액자속에 넣었다.
화투장의 꽃 이미지와 코카콜라 로고의 빨강과 흑백의 조화가 강렬한 '꽃과콜라'라는 그림제목은 조영남식 '썰렁개그'의 유쾌함을 보여준다.
'콕 딱지'는 조영남이 유년시절 갖고 놀았던 원형 딱지를 반복적으로 콜라주한 신작‘딱지 시리즈’다. 이또한 딱지와 코카콜라의 유희적 만남이다.
30년간 조영남을 지켜보고 있다는 김한길 국회의원은 "그는 우리시대 장꼭또"라고 말했다.
김한길 의원은 "한때 조영남의 예술에 조롱당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의심했었지만 지금은 아니다"며 "그가 깨뜨린 것은 예술의 허영이었고, 그가 드러내 보여준 것은 벌거벗은 예술의 친숙함"이라며 조영남의 예술에 경의를 표했다.
전시장에는 실제 코카콜라 병과 캔으로 제작한 레디메이드 대형 설치 작품 '코카콜라프렌즈 COCACOLAFRIENDS'도 설치됐다.
부대행사로 코카콜라 병과 캔으로 제작된 작품을 관람객에게 제공하는 퍼포먼스 <조영남 나눠 갖기>도 열린다. 전시장에 방문하면 코카콜라 음료와 신작 ‘딱지’를 활용한 기념품도 준다. 전시기간인 5월25일에는 조영남과의 대화시간도 마련됐다. 조영남은 이날 '현대인도 못알아먹는 현대미술'을 주제로 이야기를 펼친다. 전시는 6월22일까지.(02)745-2207
◆화수조영남=△1945 황해도 출생,△1964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성악과 명예졸업,△1978 미국 플로리다주 Trinity Bible College를 졸업, 신학 학사,▲2003『 조영남 길에서 미술을 만나다』,▲2007『 현대인도 못알아 먹는 현대미술』,▲2010『 이상은 이상이상이었다』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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