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손'이 맞춤형 랩으로 갈아타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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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5-02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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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성 동양증권 프라이빗뱅커(PB)

투자처를 찾기가 정말 어려운 형국이다. 은행 예금에 넣자니 금리가 너무 낮다. 상대적으로 높은 이자를 주는 채권도 마찬가지다. 건설채가 대부분이라 쉽사리 손이 안 간다. 이런 상황에 주식시장은 더 심각하다. 일본 엔화 약세와 북측 도발이 이어지면서 선진국 지수와 비동조화가 심화되고 있다. 지수만 보면 1900~2000선을 박스권으로 움직여 제법 높은 수준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 반면 주식 계좌에 있는 종목 수익률을 보면 야속하기만 하다. 삼성전자라는 초대형주가 버티고 있어 증시가 괜찮은 것 같지만 이 종목을 제외한 자동차, 건설, 화학을 비롯한 주요 대형주가 줄줄이 약세다.

투자자마다 투자처를 못 찾아 단기성 자금에 돈을 묶어 두고 있다.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마저 2000만원으로 낮아지면서 가뜩이나 부족했던 투자처가 더 줄었다. 이런 상황에 거액 자산가를 이르는 '스마트 머니'가 맞춤형 랩에 속속 돈을 넣고 있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맞춤형 랩은 투자성향이나 목표수익률에 맞춰 골랐던 투자 종목을 끊임없이 변하는 시황에 따라 수시로 바꿀 수 있는 상품이다. 요즘처럼 증시 환경이 급변할 때 거액 자산가에게 가장 적합한 투자처인 것이다.

한때 시중 자금이 조 단위로 몰린 자문형 랩을 보면 보유 종목 하나를 바꾸기 위해 다른 주식을 적게는 수백억원, 많게는 수천억원어치씩 팔아야 한다.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기가 어렵다. 이에 비해 맞춤형 랩은 주로 사모로 설정돼 상대적으로 설정액이 적어 보유 종목 교체가 훨씬 쉽다. 최근 출시되는 맞춤형 랩을 봐도 설정액이 대부분 수십억원 정도다. 시황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서다.

주가연계증권(ELS) 또는 채권 맞춤형 랩을 비롯한 새 상품도 속속 나오고 있다. 이런 상품은 보수적인 거액 자산가 수요에 맞추면서도 은행 예금 이자를 상회하는 수익을 노리도록 설계돼 있다. 단일 회사채도 부도 가능성이 커진 만큼 여러 채권으로 분산 투자해 위험을 줄인다. 투자자 입맛이 까다로워질수록 맞춤형 랩 수요가 커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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