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매출액 기준 상위 600대 국내기업들은 올해 지난해보다 13.9% 증가한 129조7000원을 투자할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회장 허창수)는 2011년말 현재 매출액 상위 600대 기업(금융업 제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응답했다고 5일 밝혔다.
600대 기업 중 올해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응답한 기업은 158개사로 축소하겠다고 응답한 기업 115개사보다 약 1.4배 많았다. 시설투자에는 106조6002억원, 연구개발 투자에는 23조2000억원으로 각각 지난해보다 16.3% 및 3.6% 늘었다.
투자를 확대하려는 이유로는 ‘경쟁력 제고를 위한 선행투자(27.9%)’, ‘신제품 생산 및 기술개발 강화(19.7%)’, ‘신성장산업 등 신규사업 진출(19.2%)’ 등으로 조사됐다. 세계경제 성장 둔화, 국내경제회복 지연 등 대내외 경영환경이 불투명한데도 불구하고 600대 기업이 경쟁력 제고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선행투자에 적극 나설 계획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전경련은 설명했다.
투자를 축소하려는 주요 이유는 국내외 경기전망 불확실(58.5%), 기존투자 완료, 기업 결합 및 합병 등 기타(26.3%), 자금조달 애로(9.3%) 등으로 순으로 응답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은 작년대비 13.2% 증가한 82조8000억원, 비제조업은 15.0% 증가한 46조9000원으로 집계됐다.
제조업 투자는 석유정제, 조선 및 기타 운수업종이 확대를 주도할 전망이다. 석유정제 업종은 주요 정유사의 설비고도화 및 신제품 생산을 위한 설비투자 등이 확대돼 전년대비 172.0% 증가하고, 조선 및 기타 운송장비 업종은 조선업종 불황과 글로벌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선박 및 크레인 시설과 발전소 신설투자 등으로 투자금액이 전년대비 43.9%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및 부품 업종도 국내외 소비부진 등 어려운 경영환경에도 불구하고 생산설비 등의 투자확대로 전년대비 7.9% 증가가 점쳐졌다.
비제조업은 전력·가스·수도, 도소매업, 방송·영화·지식서비스업 등의 투자 확대가 눈에 띈다.
전력·가스·수도 업종은 노후화된 발전·변전설비 교체와 천연가스, 도시가스 사업 확대 등으로 전년 대비 49.0%, 도소매업은 국내 소비진작 및 내수경기 활성화 기대로 전년 대비 19.3% 증가할 전망이다. 방송·영화·지식서비스 업종은 문화산업서비스 다양화 및 관련사업 확대로 전년 대비 24.7%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금 조달 비중은 현금성 유보자산 등을 활용한 내부자금이 71.6%로 가장 높았고, 은행 차입 비중이 20.6%를 차지했다. 이밖에 회사채 발행 6.2%, 주식 1.0%, 제2금융권 0.3% 등으로 전망됐다.
한편, 600대 기업의 지난해 투자실적은 2011년 대비 1.9% 증가한 113조9000억원으로 조사됐다. 제조업은 전년대비 0.8% 감소한 73조1000억원, 비제조업은 7.2% 증가한 40조8000억원으로 나타났다.
박찬호 전경련 전무는 “600대 기업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어려움을 겪었던 2009년을 제외하고는 지난 10년간 투자를 매년 전년보다 늘리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특히 올해는 대내외 경제여건이 녹록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투자액을 약 14% 늘리려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전무는 “이는 기업들이 위기이후의 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시설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리려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새 정부가 기업들이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설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한다면 대기업의 투자가 당초 계획보다 늘어나 경제살리기와 일자리 창출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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