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배달앱 시장 규모 3조원 육박…그랩·쇼피 양강 속 'Xanh SM' 도전장

  • 배민·GoFood·Loship 퇴장 후 새 경쟁 구도 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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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anh SM Ngon은 음식의 품질을 보장하고 고객의 대기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각 주문을 개별적으로(한 번에 한 집만) 배달한다는 정책을 내세웠다. [사진=Xanh SM Ngon]

베트남의 배달앱(온라인 음식 배달) 시장이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하며 2025년 21억 달러(약 2조9000억 원) 규모에 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쇼피푸드(ShopeeFood)와 그랩푸드(GrabFood)가 시장의 96%를 점유하며 강력한 양강 체제를 굳힌 가운데, 베트남 최대 기업 빈그룹(Vingroup) 계열의 신규 플랫폼마저 가세하면서 배달 시장 경쟁의 불씨가 재점화하는 모양새다.

29일(현지 시각) 베트남 현지 매체 VnExpress에 따르면 싱가포르 벤처 캐피탈 회사 모멘텀웍스는 '동남아시아 음식 배달 플랫폼' 제6차 연례 보고서에서 쇼피푸드, 그랩푸드, 비푸드(BeFood) 등 3개의 주요 플랫폼을 통한 베트남 내 음식 주문 총 거래액(GMV)은 지난해 21억 달러에 이르렀다고 발표했다. 이는 2025년 시장 규모가 2024년(18억 달러) 대비 19% 성장한 것이다.

시장 점유율은 쇼피푸드와 그랩푸드가 각각 48%를 차지하며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토종 플랫폼인 비푸드(beFood)가 4%로 뒤를 잇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6월 새로 진입한 싸인 에스엠 응온(Xanh SM Ngon)은 새로운 도전자로 등장해 이목을 끈다.

싸인 에스엠 응온은 빈그룹의 친환경 모빌리티 플랫폼 GSM이 선보인 곳이다. 현재 전기 오토바이 호출 서비스의 성장세를 바탕으로 매출 확대를 노리고 있다. 2025년 중반부터 본격 가동된 이 서비스는 100% 전기 오토바이 인프라와 '주문 일괄 배송 금지(한 번에 한 집만 배달)' 정책을 차별점으로 내세웠다. 비교적 낮은 수수료를 적용하며 기존 플랫폼의 높은 수수료에 지친 입점 업체들을 빠르게 흡수하려고 노력 중이다.

기존 강자들도 수성 전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랩푸드는 AI를 활용해 출퇴근 시간대 배달 시간을 20분 내외로 단축하고 단체 주문 및 매장 할인 기능을 강화했다. 쇼피푸드는 쇼피의 방대한 이커머스 데이터를 활용해 개인화된 메뉴를 추천하고 라이브 스트리밍을 통한 마케팅으로 젊은 층을 공략 중이다.

더불어 한때 시장을 누볐던 한국의 배달의민족(2023년 말 철수)과 인도네시아의 고젝·Gojek(2024년 9월 철수)이 수익성 악화로 짐을 싼 이후 거대 자본력을 앞세운 상위 플랫폼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된 결과다.

한편, 배달업의 성장세는 하노이와 호찌민, 다낭 등 주요 도시에서 앱을 통한 음식 주문이 생활 습관으로 자리 잡은 이유 때문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통계업체 스태티스타(Statista)는 스마트폰 보급과 바쁜 일상 그리고 간편한 식사 수요가 시장 성장의 핵심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작년 베트남 온라인 음식 배달 시장 규모는 인도네시아(64억 달러) 태국(51억 달러) 필리핀(31억 달러) 말레이시아(31억 달러) 싱가포르(29억 달러)에 이어 여섯 번째 규모다. 작년 동남아 6개국의 총 거래액은 227억 달러였으며 이 중 태국이 22% 성장률을 기록하며 최대 증가폭을 보였다.

장간 리 모멘텀웍스 창립자는 "베트남 배달 시장은 이제 단순한 배달 대행을 넘어 데이터를 기반으로 외식 수요를 조절하는 '수요 조정자' 단계로 진입했다"며 "전기차 인프라를 등에 업은 신규 주자의 등장과 거대 플랫폼의 AI 고도화가 맞물리며 서비스 품질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모멘텀웍스는 플랫폼이 배달과 오프라인 데이터를 축적함으로써 단순한 거래 수단을 넘어 외식 산업 생태계 내에서 '수요 조정자(Demand Coordinator)'로 발전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러한 변화는 베트남 시장뿐만 아니라 동남아 전역에서 디지털 소비 패턴의 가속화를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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