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신화사> |
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말레이시아의 첫 정권 교체가 무산됐다. 총선 결과 집권 연합인 국민전선(BN)이 안정적으로 차기 정부를 구성하게 됐다.
말레이시아 선거관리위원회는 6일(현지시간) 총선 개표 집계 결과 나집 라작 총리가 이끄는 국민전선이 총 의석 222석 가운데 133석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야권 3당 동맹 국민연합(PR)은 89석을 얻었다. 이번 총선에서 보르네오 섬 사라왁주와 사바주, 말레이 반도 남단 조호르주 등 전통적 지지기반인 농촌 지역에서 압도적으로 국민전선을 지지하면서 승리를 이끌었다.
나집 총리는 “우리가 성숙한 민주국가임을 전세계에 보여줘야 한다”며 “야당이 열린 마음으로 선거 결과를 받아들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로써 지난 1957년 독립 후 계속 집권해 온 국민전선은 집권 기간을 60년으로 늘리게 됐다. 새 정권은 무엇보다 경제 부국으로 부상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할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나집 총리는 10년 내 인프라 확충을 위해 4440억 달러를 지원할 계획이다.
앞서 여론 조사에서 양측의 지지율이 접전을 이루면서 56년만에 정권교체가 이뤄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컸다. 주변 아시아 국가들도 말레이시아가 자유로운 민주국가로 부상할지 주목했었다. 그러나 선거 결과는 국민전선의 압도적인 승리로 끝났다. 전문가들은 나집 총리의 집권 연합이 의석 수 3분의 2 이상을 확보하면서 안정적인 정권을 꾸릴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확연한 국민적 정서가 양극화되는 점을 우려했다.
국민연합은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투표 결과에 불복할 가능성을 나타냈다. 국민연합을 이끄는 안와르 이브라힘 전 부총리는 투표 종료 후 국민연합의 승리를 선언했다. 이브라힘 전 부총리는 선관위가 국민전선과 선거부정을 공모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국민연합이 이겼다”며 “선관위는 결과를 조작하려 시도하지 말아라”고 말했다.
한편 12개주 주의회 의원 505명을 뽑는 지방선거에서는 국민전선이 조호르와 사바, 사라왁 등 8개 주에서 이겼고 국민연합은 슬랑오르, 클란탄, 페낭 등 3개 주에서 승리했다. 지방의회 당선자는 국민전선이 275명, 국민연합이 230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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