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타임스는 5일(현지시간) EU 27개국 조세 당국이 개인적인 투자 수익과 자본 이득 배당금에 대한 은행 정보를 자동으로 교환하는 개혁안을 발의한다고 보도했다. 유럽의 5대 강국인 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스페인 등이 은행정보 상호교환에 합의한 데 이어 27개 회원국 전체를 대상으로 한다.
이는 탈세를 막기 위한 방책으로 주요 투자펀드들이 활동하는 룩셈부르크·아일랜드 등도 관련 은행정보를 공유해야 한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최근 프랑스·독일 등 주요 정치 인사들의 탈세 혐의가 포착되면서 이를 제재하는 움직임이 강화됐다고 전했다. 유럽 국가들은 조세 회피 및 각종 역외 탈세를 봉쇄하기 위해 공조하기로 입을 맞춘 것이다. 제롬 카위작 프랑스 전 예산장관은 스위스 비밀계좌에 60만 유로(약 8억7000만원)를 예금한 것이 들통났었다.
룩셈부르크는 그동안 개인 및 기업 은행 정보 공유에 대해 반대해왔으나 기존 입장을 버리고 동참하기로 했다. 다만 오스트리아는 여전히 반대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일각에선 이같은 조치가 합법적으로 세금을 낸 프라이빗에쿼티나 투자펀드의 파트너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럼에도 알기르다스 세메타 EU 조세담당 집행위장은 “EU 역내 탈세 규모가 연간 1조 유로로 추산된다”며 “정치적 상황이 변하면서 당초 예상보다 더 빨리 포괄적인 은행정보 교환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EU 집행위는 이전에도 비슷한 내용의 개혁안을 추진했으나 일부 회원국의 반대로 법적 구속력 없이 시행 시기도 2017년까지로 늦춰지는 등 흐지부지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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