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타임스(NYT)는 8일(현지시각) 아이폰 주문량이 줄어드는 등 애플의 부진으로 수익에 영향을 받고 있는 팍스콘이 독자적 상품 개발을 통해 애플 의존도를 줄여나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지난해부터 팍스콘의 투자결정에서 팍스콘의 새로운 사업전략 방향을 엿볼 수 있다며 궈타이밍(郭台銘) 회장이 지난해 8억4000만 달러를 들여 샤프의 LCD 판넬 공장지분 37.6%를 인수한 데 이어 자사 부품이 90%를 차지하는 60인치 TV를 출시한 것을 대표적인 예로 꼽았다. 팍스콘은 또 라디오색·비지오 등 회사에서 자사 브랜드로 팍스콘 TV를 판매하는 것도 허락한 상태다.
이처럼 팍스콘이 독자적으로 TV 제품을 생산하는 것은 최근 들어 팍스콘의 주고객인 애플 노키아 등 업무파트너가 부진하면서 수익에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애플의 아이폰과 아이패드 주문량이 감소하면서 팍스콘의 1분기 영업수익도 전년 동기 대비 19.2% 줄었다. 업계는 팍스콘 매출에 애플이 40% 이상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시장 분석기관인 가트너의 애널리스트 제이미 왕은 “팍스콘이 애플의 후광효과가 예전같지 않다고 판단하면서 애플 제품 수주 이외의 독자적 사업을 키워야 할 필요성을 느낀 것"이라고 말했다.
시몬 싱 팍스콘 대변인도 "애플·노키아 등 업무파트너가 부진한 상황에서 가만히 앉아서 주문만 기다리고 있을 수 없다"며 "우리는 현재 고객들과 적극적으로 업무협력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팍스콘이 자체브랜드를 만들 생각은 없다"며 "협력파트너의 영업유통망을 이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다수 애널리스트들은 현재 팍스콘의 전체 사업에서 TV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5%도 채 안될 정도로 미미하다며 애플의 매출 기여도를 상쇄하기 위해서는 TV 부문에서 '큰손' 고객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다만 팍스콘의 TV 시장 진출로 팍스콘이 현재 수주를 받고 있는 소니·샤프 등 주고객과의 관계가 악화될 수도 있다고 업계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협력 관계에서 서로 등지게 된 애플·삼성이 실례다.
일각에서는 팍스콘의 TV 생산이 향후 출시될 애플 TV 주문을 받기 위한 선제적 조치로 해석하기도 했다. 톰슨 우 크레딧 스위스 애널리스트는 “팍스콘이 LCD 공장을 매입하는 것은 애플 TV 생산을 노린 것”이라며 “팍스콘은 애플 TV의 성공에 도박을 걸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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