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정로 칼럼> 성공한 경험의 공유, 창업 국가의 기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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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5-09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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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정석 아블라컴퍼니 대표

노정석 아블라컴퍼니 대표

“안녕하세요. 태터앤컴퍼니 출신의 여섯번째 CEO 인사드립니다.”

지난해 4월 태터앤컴퍼니 그룹 메일에 도착한 메일 한 통. 바로 나와 공동대표를 지냈던 김창원 씨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타파스미디어라는 회사를 창업했다는 반가운 소식을 담은 메일이었다. 김창원 대표는 이 메일에서 ‘우리가 24~5명 가량 되었던 것 같은데 벌써 창업한 CEO만 6명이네요. 이런 회사가 한국 인터넷 역사에 또 있을까요?’ 라며 기쁜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태터앤컴퍼니는 2005년 9월에 설립했던 블로그 전문 기업이다. 텍스트큐브와 티스토리를 개발해 한국에 블로그 문화를 널리 보급한 회사이기도 하다. 설립한 지 3년 만인 2008년 9월에 구글에 인수됐다. 아시아 회사로는 최초로 구글이 인수한 회사였고 현재까지도 유일한 회사라는 점에 많은 사람들이 주목한다. 그러나 이후 국내에서 더욱 화제가 된 건 이 기업을 거쳐간 25명 가량의 직원 중에서 구글 인수 이후 약 4년 간 벤처 창업가가 무려 6명이나 탄생했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6인의 태터앤컴퍼니 출신 창업자들은 이후 몇 차례의 언론 인터뷰에서 이 회사 출신 중에 유독 많은 창업자가 탄생한 배경에는 ‘함께 성공했던 기억’이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각 분야의 인재들이 모여 비전을 공유하고 좋은 팀워크를 이루어 한 방향으로 달려 본 즐거움과 그 결과 맛보게 된 ‘성공의 기억’이 또 다른 도전을 할 수 있는 강한 원동력이 되었다는 것이다.

한국의 스타트업(초기 벤처 기업) 커뮤니티에서는 종종 태터앤컴퍼니의 이러한 사례를 실리콘밸리의 페이팔마피아와 비교하곤 한다. 페이팔마피아는 1998년 설립 후 2002년 이베이에 인수된 전자지불결제 업체인 페이팔의 창업자들을 일컫는 별칭이다. 이들은 이베이에 매각해 일궈낸 성공을 바탕으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창업, 투자를 계속하며 실리콘밸리의 창업 생태계를 이끌어 가는 핵심 세력으로 부상했다. 유튜브, 링크드인, 옐프 등 이들이 설립한 회사의 면면만 살펴봐도 엄청나다.

태터앤컴퍼니에서 비롯된 창업자들 역시 서로 많은 도움을 주고 받는다. 엔젤 투자를 하기도 하고 먼저 창업한 사람이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기도 한다. 다른 회사에 다니다가도 다시 전 동료가 창업한 회사에 합류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물론 이들 중에는 또 다른 창업을 꿈꾸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어느덧 국내에도 실리콘밸리와 같은 스타트업 생태계가 조성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성공적으로 엑시트한 창업자가 다시 창업하며 새로운 도전을 하기도 하고, 다른 스타트업의 초기 자금을 지원하는 엔젤 투자자로 나서기도 한다.

NHN의 창업자 중 한 사람인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케이큐브벤처스를 설립했으며 벤처 100개 키우기 프로젝트를 선언하며 카카오 펀드를 조성하기도 했다. 스타트업 인큐베이터인 패스트트랙아시아는 필자와 신현성 티켓몬스터 대표, 스톤브릿지캐피탈 등 티켓몬스터 투자자로 성공의 경험을 함께한 사람들이 함께 설립한 회사다.

최근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에도 점차 크고 작은 스타트업 엑시트(Exi, 상장, 매각 등 투자 회수)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이 중에는 언론을 통해 외부에 알려지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성공 사례들도 다수다

도전과 열정의 정신은 긍정 에너지와 함께 전파되는 것 같다. 규모가 크던 작던 이와 같은 성공 사례는 많은 사람들에게 공유되고 박수 쳐 주는 문화가 형성되는 것이 중요하다. 성공의 기억은 또 다른 성공의 씨앗이 되고 나아가 창업 국가의 든든한 기초가 되어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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