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산업부에 따르면 허 이사장을 비롯해 정승일 지역난방공사 사장, 안승규 한국전력기술 사장, 강승철 석유관리원 이사장도 각각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사의를 표시한 기관장들은 현대 출신이거나 17대 대통령직 인수위에 몸담는 등 ‘MB맨’으로 분류되는 인사들에 해당됐다.
산업부 고위 관계자는 “앞서 주강수 한국가스공사 사장을 비롯해 교체 1순위에 꼽히는 기관장들이 모두 옷을 벗는 양상”이라며 “현 정부가 강조한 공공기관장으로서의 ‘전문성’과 ‘국정 철학’에 대한 부담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앞서 윤상직 산업부 장관은 전문성과 혁신성을 갖춘 공공기관장이 필요하다고 시사한 바 있다. 이에 임기 만료가 도래하지 않더라도 대통령의 통치철학과 코드에 맞지 않는다면 교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해 왔다.
김재홍 산업부 1차관도 “누가 사표를 내야하는지는 스스로가 가장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국정철학이 상당히 다르다고 판단되는 사람, 전문성과 조직 장악력, 업무수행 능력이 떨어진다는 판단되는 사람은 정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사퇴 의사를 밝힌 주강수 사장은 현대종합상사 부사장을 지냈으며, 2008년 이명박 정부 출범과 함께 가스공사 사장에 취임, 3년 임기를 채우고 1년씩 두 번이나 임기를 연장하는 등 대표적인 MB맨으로 꼽힌다.
정승일 사장과 안승규 사장도 현대건설 임원 출신으로 MB인사로 분류 됐다. 특히 정 사장은 3년 임기를 모두 채우고도 1년씩 두 번이나 임기를 연장해 일찌감치 사퇴가 점쳐졌다.
허증수 이사장과 강승철 이사장은 이명박 대통령 인수위에서 자문위원을 역임하는 등 이들 모두 ‘친 MB 인사’로 불렸다. 이들은 약 1년 이상의 임기를 남겨뒀지만 MB맨 색채가 너무 짙어 ‘교체 1순위’로 꼽혀왔다.
이 밖에도 공공기관 경영평가 결과가 늦어도 내달 중반이면 마무리 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산업부 산하 기관장들의 물갈이가 본격화 될 전망이다. 경영평가 결과는 전문성이 부족한 낙하 기관장들을 퇴출시키는 중요한 지표로 쓰이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도 앞서 “공공기관 부채 등 경영실적 지표같은 사실에 기반을 두고 공공기관장들에 대한 평가를 엄정히 하겠다”며 “낙하산 인사 등 비(非) 전문가 출신 사장들을 솎아내겠다”고 여러차례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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