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국내 상장사 절반이 일본 엔화 약세 속에 '어닝쇼크'를 기록, 하반기 증시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엔저 여파가 2분기 실적마저 기대치 아래로 떨어뜨릴 것으로 우려돼서다.
반면 증권가는 증시 전망에서 하반기 지수가 상반기보다 높아지는 '상저하고' 의견을 여전히 유지한다. 미국 증시가 사상 최고치 경신 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국내외 경기부양으로 3분기 들어 기업 실적 회복세가 뚜렷해질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19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가운데 지난 16일까지 1분기 실적을 내놓은 회사는 97개사로, 이 중 49.5%에 해당하는 48개사가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엔화 약세가 상반기 내내 실적에 부담을 줄 것으로 우려되는 가운데 2분기 실적은 작년 동기 수준에서 벗어나기 어려워 보인다. 여기서 삼성전자를 제외할 경우에 상황은 더욱 나빠질 것으로 점쳐진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 1개사 때문에 전체 상장사 이익이 지속적으로 늘어난 것 같은 착시 현상을 보였다"며 "2분기까지는 실적 둔화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결국 하반기 증시 관건은 삼성전자를 뺀 여타 기업으로 실적 개선이 확산되느냐에 있다.
1분기를 보면 삼성전자가 포함된 정보기술(IT)을 제외한 업종 대부분이 실적 예상치 하향 조정을 당했다. 2분기 들어서도 마찬가지다.
반면 증권가는 하반기 들어 전반적인 실적 개선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사가 실적 전망치를 내놓는 167개 주요 상장사는 하반기 영업이익이 73조495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상반기보다 20% 이상 뛴 수치다. 올해 연간 영업이익 또한 1년 새 28%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점쳐졌다.
실적 개선이 가장 뚜렷할 것으로 보이는 업종은 1분기 일제히 어닝쇼크를 기록했던 산업재와 소재, 소비재다. 산업재는 하반기 영업이익이 전기 대비 37% 이상 증가할 것으로, 소재도 20% 이상 늘어날 것으로 기대됐다.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코스피는 하반기 우상향 추세로 돌아설 것"이라며 "경기부양 확대 속에 미국 증시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국내 증시 또한 이에 대한 동조화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가 본격 반등할 시점으로 2분기 말부터 3분기 초를 예상한다"며 "엔화 약세나 외국인 매도가 진정될 것으로 보이는 6월부터 강세장이 시작돼 3분기에는 최소 2200선까지 코스피가 뛸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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