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3세경영 시동?…조양호 회장 자녀들에 대한항공 지분 증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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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5-21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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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항공 측 "책임 경영 강화 차원"


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최근 대항항공 주식을 세 자녀에게 대거 증여했다. 이에 증권업계에서는 오는 8월 지주회사 전환을 앞두고 조 회장이 그룹의 '3세 경영'을 준비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조 회장은 지난 10일 대한항공에서 일하고 있는 세 자녀인 조현아 부사장과 조원태 부사장, 조현민 상무에게 70만4000주씩 총 211만2000주를 나눠줬다. 이날 주가 기준으로 776억원 규모다.

이에 따라 조현아 부사장의 대한항공 지분은 0.11%에서 1.06%로, 조원태 부사장은 0.12%에서 1.06%로, 조현민 상무는 0.11%에서 1.06%로 늘었다. 반면 조 회장 지분은 9.53%에서 6.68%로 줄었다.

순환출자 구조인 한진그룹에서 대한항공의 최대주주는 지분 9.72%를 가진 한진이며, 조 회장은 2대주주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번 증여로 조 회장의 세 자녀는 인하학원(2.67%)과 정석학원(1.92%)에 이어 5~7대주주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조 회장의 이번 증여로 3자녀가 내야 하는 세금 만 3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30억원 이상 증여는 최대 50%의 누진세율을 적용 받는데, 이번에 조 회장 자녀 한 명 당 증여 금액은 250억원을 넘어간다.

증권업계는 조 회장의 이번 증여가 향후 한진그룹의 후계 구도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고 있다. 한진그룹의 3세 경영인인 조 회장 자녀들이 높아진 지분을 바탕으로 회사 내 영향력을 키울 것이란 설명이다.

조 회장이 대한항공의 지주회사 전환을 앞두고 서둘러 보유 주식 증여에 나섰다는 분석도 있다. 대한항공이 오는 8일 지주회사인 한진칼과 대한항공으로 분할되기 전에 미리 지분을 정리했단 것이다.

신영증권 엄경아 연구원은 "조 회장 자녀의 지분 증가는 작년부터 계속 진행돼 왔다"라며 "대한항공의 지주회사 전환을 앞두고 왜 조 회장이 주식 증여에 나섰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조현아 부사장 등 3세 경영인에 힘을 실어 주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측은 오너의 이번 주식 증여에 대해 확대 해석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조 회장 자녀들이 경영 일선에 참여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아직 후계 구도를 논하기에는 이르다는 주장이다.

대한한공 관계자는 "이번 증여에 대해서 후계 구도 정리나 지주사 전환을 앞둔 포석이라는 추측이 많지만 이는 모두 사실이 아니다"며 "최대주주로서 지분을 높이고 책임 경영을 강화한다는 정도"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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