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주택 시범지구 7곳이 지난 20일 발표되면서 해당 지역 부동산시장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은 서울 오류동역사에서 내려다 본 오류지구 철도부지 전경. [아주경제 DB] |
박근혜정부의 핵심 공약인 '행복주택' 사업 시범지구로 지난 20일 지정된 지하철 1호선 오류동역 일대. 오류동지구는 '친환경 건강도시'라는 콘셉트로, 10만9000㎡ 부지에 1500가구의 임대주택이 들어설 예정이다.
21일 기자가 찾아간 오류동 일대는 기대감과 걱정이 섞인 분위기였다.
오류동 하나공인 관계자는 "본격적으로 개발이 이뤄지면 그동안의 낙후 이미지를 벗어나 일대 아파트값도 오름세를 탈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오류동은 동서로 뻗어있는 철길 때문에 오류 1·2동이 남북으로 분리된 상태다.
박완수 LH 주택사업본부장은 "철도와 유휴지 위에 데크를 올려 행복주택을 지으면 남북으로 분리된 오류 1·2동도 서로 연결될 수 있고 체육공원 등 문화시설이 들어서면 이 일대의 중심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부 인구 유입에 따른 도시활성화 기대감도 있다.
인근 하나공인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소형 주택을 선호하는 전세 수요자들에게는 저렴한 집을 얻을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외부 인구가 유입돼 새로운 상권이 형성되면서 부동산시장도 활기를 되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오류동에 거주하는 임모씨(55)는 "이미 국민임대주택이 들어선 인근 천왕지구와 함께 오류동 일대가 임대주택 천국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많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행복주택이 들어서면 기존 임대시장은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게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임대료가 싼 행복주택이 공급될 경우 기존 임대시장은 공실률 증가와 임대료 하락에 시달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대시장뿐 아니라 매매시장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인근 베스트공인 김종현 대표는 "오류동은 전세 수요가 기본적으로 적은 동네"라며 "저렴한 임대주택까지 들어서면 매매 전환 수요가 더욱 줄어 매매시장이 얼어붙을 수 있다"고 말했다.
기존 도심지에 임대주택이 많이 들어서면 생활수준이 하향 평준화되는 '슬럼화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는 지적도 많다. 오류동 한 공인중개사는 "세입자 입장에선 분명 환영하겠지만 임대주택이 많이 들어설수록 교육 및 생활수준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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