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 면적 0.6%, 분당 30배 규모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4·1 대책 후속 조치, 지가 안정세 감안

아주경제 이명철 기자=우리나라 전체 국토 면적의 1.1%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국토교통부 지정 토지거래허가구역의 절반 이상이 대거 해제된다. 1기 신도시인 분당 면적(19.6㎢)의 30배가 넘는 수준이다.

이번 토지거래허가구역 대거 해제는 지가 변동률이 안정세에 접어들었고 투기 우려가 낮아졌고 주민 재산권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로 보여진다.

23일 국토부에 따르면 중앙도시계획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24일부로 토지거래허가구역 616.319㎢를 해제키로 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이란 국토의 합리적 이용과 토지의 투기를 억제하기 위한 제도다. 투기가 성행하고 지가가 급등하거나 급등 우려가 있는 지역에 대해 지정된다. 이 지역의 토지 거래 시에는 지자체의 허가를 받아야 하며 허가 받은 토지의 용도대로 일정기간 사용해야 한다. 지정 기간은 5년 이내이며 해제를 하지 않을 경우 재지정을 하게 된다.

해제 지역은 국토부 지정 토지거래허가구역 1098.69㎢의 56.1%에 해당한다. 이번 해제로 토지거래허가구역은 국토 면적 1.1%에서 0.5%로 대폭 줄어들게 됐다.

국토부 토지정책과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부동산 시장 정상화를 위한 ‘4·1 부동산 대책의 후속조치”라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가 안정세가 지속되고 있는데다가 허가구역이 장기간 지정돼 주민 불편이 커진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토부 토지거래허가구역은 대부분 1998년과 2002년 지가 급등기에 지정됐다. 전국 지가는 2008년 전년 대비 0.32% 하락한 이후 2009년 0.96%, 2010년 1.05%, 2011년 1.17%, 지난해 0.96% 각각 오르며 안정정 상승세를 유지해오고 있다.

국토부는 개발사업 완료·취소 또는 보상 완료로 사업 추진에 지장이 없거나 토지이용계획이 수립돼 투기 가능성이 낮은 경우 등을 기준으로 삼아 해제했다. 반면 개발사업 예정지나 지가 상승세가 뚜렷하고 난개발 및 투기 가능성이 높은 지역 등은 재지정해 토지시장 불안 요인을 최소화했다.

지역별로는 경기도가 가장 많은 238.143㎢가 해제된다. 경남의 경우 토지거래허가구역의 무려 96.1%(184.17㎢)가 해제된다. 이어 서울(118.049㎢)·인천(41.46㎢)·대전(12.31㎢)·울산(11.36㎢)·대구(7.3㎢)·부산(3.527㎢) 등 순이다. 광주와 세종은 해제에서 제외됐다. 강원·충북·충남·전북·전남·경북·제주는 국토부 지정 허가구역이 없다.

서울에서는 강서구가 방화·과해·오고동 일원에서 가장 많은 21.97㎢가 해제된다. 노원(20.96㎢)·은평구(13.86㎢) 등도 해제 지역이 많았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이 해제된 지역에서는 앞으로 시·군·구청장의 허가 없이 토지거래가 가능해진다. 기존에 허가받은 토지의 이용의무도 없어진다.

국토부 관계자는 “해제 지역은 투기·난개발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토지시장 동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것”이라며 “이상 징후가 발생하면 관계기관 합동 투기 단속, 재지정 등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허가구역 조정 지역별 상세 내역과 필지별 해제 여부 확인은 해당 시·군·구 내 지적과·민원실 등을 통해 안내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