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지난 14년 동안 홈플러스를 경영하면서 유통업을 질적으로 세계 최고 수준까지 성장시킨 것은 만족합니다. 하지만 업계 1위에 오르지 못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이승한 홈플러스 회장이 29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그동안 홈플러스 최고경영자(CEO)로서 회사를 이끌어 온 소회를 밝혔다. 앞서 이 회장은 이달 중순 CEO에서 물러나고 도성한 사장에서 자리를 넘겼다.
이 회장은 "지난 14년간 새로운 유통의 길을 창조하겠다는 목표 아래 원스톱 쇼핑을 시작으로 가상스토어까지 점포를 진화시켰다"면서 "또 유통의 핵심인 물류시스템을 세계 최고 수준까지 끌어올렸고, 공유가치창 출이란 사회공헌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 1위에 오르지 못한 것에 대해선 아쉬움을 내비쳤다.
그는 "하나 아쉬운 것은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지 못한 것"이라며 "속도 측면에서 이마트에 뒤지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외국계 회사이기 때문에 의사결정 속도가 상대적으로 늦었고, 보다 완벽한 기준에 맞추다보니 중간에 포기한 것들도 많았다"며 그 이유를 설명했다.
이승한 회장은 동반성장지수 개선 등급을 받을 것에 대해 아쉬움을 표시했다.
이 회장은 "동반성장지수 평가항목에서 자금지원이 절반 가깝게 차지하고 있어 다른 지원을 주로하는 홈플러스에게는 불리했다"면서도 "이유가 뭐든 잘못을 인정하고 앞으로 자금지원 부분에도 중점을 둬야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유통산업발전법에 대해선 "갈등 속에서 발전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회장은 "과거 우리나라가 발전해온 모습을 보면 갈등을 발전의 원동력을 삼았던 적이 많았다"면서 "법은 법이기 때문이 무조건 지켜야 하고, 법을 지켜가는 과정에서 새로운 상생의 방법을 만들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중요한 것은 전통시장 발전에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실질적이고 적용 가능한 대안에 집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계속 불거지고 있는 홈플러스 매각설에 대해선 "일부 점포를 팔아 현금유동화하는 것은 재무건전성을 위해서지 회사를 매각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다"며 "만약 테스코그룹에서 한국 법인을 매각하면 그것은 해외사업을 모두 접겠다는 뜻으로 절대 매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이승한 회장은 오는 6월부터 10일 동안 미국 보스턴대학으로부터 초청을 받아 현지 교수진과 창조경영 이론을 연구하는 라운드테이블을 운영한다
보스턴대는 올해 경영대학 창립 100주년을 기념해 독창적인 리더십과 혁신적인 경영시스템을 배우기 위해 이승한 회장을 초빙교수 겸 초빙기업가(EIR·Entrepreneur in Residence) 자격으로 초청했다. EIR은 사회적으로 기업가 정신을 인정받는 경영자들에게 수여되는 지위다.
이 회장은 앞으로 케네스 프리먼 경영대학장 등 세계적인 경영석학들과 함께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비즈니스스쿨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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