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미 금융부 기자 |
하지만 일각에서는 농협 최고위층에 대한 정부의 퇴진 압력을 피하기 위해 임원들이 자진 줄사퇴하는 형식을 취했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외부 압력에 대한 꼬리 자르기라는 것.
다른 풀이도 있다. 얼마전 사의를 표명한 신동규 농협금융지주 회장과의 압력설을 덮기 위해서란다. 신 회장은 “경영전략, 인사, 예산권 등 모든 면에서 (중앙회의) 간섭이 심했다”며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하나도 없었다”고 밝힌 바 있다. 중앙회가 금융을 지배하는 ‘옥상옥’ 구조에 반기를 든 신회장의 사퇴 분위기를 조기에 전환하기 위해서란 얘기다.
이처럼 농협은 현재 지배구조와 관련해 개선해야 할 점이 많다. 그럼에도 농협은 여전히 변화의 필요성을 논하는 데는 뒷전이다. 되려 전날(28일) 열린 회장추천위원회 1차 회의에서도 중앙회에 우호적인 인사를 찾는데에만 몰입했다는 후문이다.
실제로 이날 회의에서 위원들은 차기 회장 후보를 13명으로 압축했다. 이 과정에서 후보들의 농협 신경 분리에 대한 경영환경 이해도 등을 평가지표로 삼았다고 강조했다. 즉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현 지배구조 상황을 잘 이해하는 사람을 뽑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3월 농협이 신경분리를 할 때만해도 기존 KB·신한·우리·하나 등 4대 금융지주에 이어 5대 금융지주 체제로 재편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었다. 따라서 농협 안팎에서는 큰 기대속에 농협의 구조조정을 지켜봤다.
그러나 1년여가 지난 지금 기존 금융지주에 필적할만한 위용을 갖췄다고 말할 수 있을까. 농협금융과 거래하는 2000만 고객을 위해 농협금융이 5대 금융지주로 안착할 수 있는 방법을 지금부터라도 논의할 때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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