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교육개혁을 위한 핵심과제와 전략

안선회 중부대학교 원격대학원 교육행정경영학과 교수=박근혜 정부는 꿈과 끼를 키우는 행복교육 실현을 교육정책 비전으로 설정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전략적 과제로 학교교육 정상화, 교육비 부담 경감, 능력중심사회 기반 구축을 강조했고 각각의 전략을 실현하기 위한 정책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여러 가지 정책과제 중에서도 학생과 학부모의 행복 실현을 위해 핵심적이고 필수적으로 강조해야 할 사안과 추진전략을 제안하고자 한다.

정책과제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대입제도 개선과 사교육비 경감이다.

지난 2000년 헌법재판소의 과외금지 위헌 판결 이후 사교육비 경감은 역대정부의 핵심과제였다. 정부의 공식통계만으로도 19조원에 달하는 사교육비 문제는 정부가 핵심과제로 삼지 않는다고 해서 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 사교육비 증감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이 대입과 고입 제도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원하든 원하지 않든 대입제도 개선과 자사고 문제의 해법이 박근혜 정부 교육정책의 성패를 가르는 분수령이 될 것이다. 대입제도는 간소화와 진로맞춤교육이 모두 가능한 방향이어야 한다. 간소한 논술 위주 전형을 위해서는 대학별 논술이 아니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출제하고 교사들이 평가하는 공동논술 형태가 돼야 한다. 입학사정관제도는 상당 부분 축소 조정하되, 적극적 차별정책으로 투명하고 공정하게 개선해야 한다.

정책과제 중 둘째는 진로교육과 직업교육 내실화다. 교육체제 전반에 걸친 진로교육 내실화는 박근혜 정부의 핵심 키워드라고 할 수 있다. 학생의 꿈과 끼를 키우기 위해서는 삶의 단계별로 맞춤형으로 지원되는 진로교육이 필수적이다. 현재 중등학생을 주요 대상으로 하고 있는 진로교육을 초등학생, 대학생, 그리고 다양한 특성을 지닌 성인까지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 특히 대학생과 성인을 위한 생애진로설계를 확대하되 맞춤형 직업교육과 연계해 제공할 필요가 있다.

셋째 정책과제는 교육과정·교과서 혁신이다. 지난 정부에서 성급한 교육과정 개편이 교육현장에 일부 무리를 가져왔기에 교육과정 개편은 긴 호흡으로, 핵심역량을 중심으로, 충분한 교육적·사회적 논의를 거쳐 추진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교과서 완결 학습체제 구성은 교육과정 개편 이전에라도 추진될 수 있다. 다만, 지식기반사회의 특성상 ‘교과서 완결체제’가 교육과 학습을 ‘교과서에 있는 교과지식만으로 제한한다’는 의미가 아님을 주지시켜야 한다. 그것은 교육의 후퇴이지 진보가 아니다. 현재 교육과정에서도 교과서는 교과지식보다 핵심역량을 점진적으로 반영하고 교수학습도 핵심역량을 증진시키는 방향으로 서서히 변화돼야 한다.

넷째 과제는 교원정책의 개선이다. 아무리 입학전형이 개선되고, 교육과정과 교과서가 개선돼도 교사가 최선을 다해 교육에 임해야 교육현실을 개선해 행복교육을 실현할 수 있다. 학생교육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교사가 인정받고 승진하고 교육행정가가 될 수 있는 방향으로 재구조화돼야 한다. 교원정책을 교원단체와 협의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교원정책이 교원단체에 휘둘리면 결국 학생이 고통스럽다. 교사를 위한 교원정책도 중요하지만, 학생교육을 위한 교원정책이 우선이다.

다섯째 핵심과제는 대학교육 혁신이다. 대학생을 위한 국가장학금 지원 확대는 대학교육의 질 향상과 함께 이뤄져야 한다. 대학교육 혁신은 대학구성원들의 일부 반발이 있다고 해도 미래 국가발전과 학생의 행복을 위해 교육력과 교육성과를 높이는 방향으로 적극 추진돼야 한다. 대학교육 혁신은 국가직무능력표준과 그에 근거한 직무능력평가를 매개로 이뤄질 필요가 있다.

향후 국가직무능력표준과 그에 근거한 직무능력평가에 따라 대학교육이 사회적 적합성을 갖게 되고, 교육성과, 그리고 학생들과 사회의 평가에 따라 대학서열이 유연화·다원화될 것이다. 나아가 대학교육이 평생학습체제의 일부가 되도록 기능과 역할을 조정해야 한다. 특히, 방송대부터 교육콘텐츠를 국민에게 무상으로 개방하고 EBS를 통해 공무원 시험 준비, 영어능력 제고, 기초직무능력 교육 등을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 대학교육의 평생학습체제화는 온라인 평생학습전달체제 구축으로부터 시작돼야 한다.

이러한 정책과제 실현을 위해서는 몇 가지 중요한 추진전략이 요구된다.

먼저 대통령이 후보 시절에 약속한 국가미래교육위원회를 구성해 보다 근본적이고 중장기적인 교육개혁안을 수립하고 추진할 필요가 있다. 관료 중심의 교육개혁이 장점도 있지만 한계도 있기 때문이다.

둘째는 학부모 지원사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학부모지원을 위한 제반 정책적 노력을 확대해야 한다. 학부모의 고통을 해소하고 그 요구를 정책에 반영하며 학부모 참여를 통해 학교교육의 발전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셋째, 단위학교를 중심으로 중앙-지방-단위학교 간, 학교에서는 교장-교감-교사-학생-학부모 간 권한과 책무를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 이 점을 분명히 하면 교육갈등의 상당 부분이 해소되며, 단위학교는 학교발전에 추진력을 얻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