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드라마의 역습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올 상반기에만 지상파 3사에 줄지어 세 편의 리메이크 작품이 편성됐습니다. 지난 2월, 노희경표 감성 멜로 '그 겨울, 바람이 분다'가 국내 안방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데 이어 '직장의 신' 역시 시청자들의 호평을 이끌어내고 오는 12일 첫 방송을 앞둔 ‘여왕의 교실’까지 '일드 불패 신화'가 이어지는 분위기입니다.
지난 2월 SBS에서 방송된 ‘그 겨울, 바람이 분다’는 우리나라에서 영화로도 리메이크된 적 있는 일본 드라마 ‘사랑 따윈 필요 없어, 여름’을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원작의 내용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국내 정서에 맞게 각색하고 영상미, 배우들의 열연이 어우러진 감성 멜로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지난 4월, KBS에서 방송된 '직장의 신'은 지난 2007년 일본에서 방영됐던 '파견의 품격, 만능사원 오오마에‘를 리메이크한 작품인데요. 이 드라마는 주인공인 ‘슈퍼갑 계약직’ 미스김을 통해 비정규 계약직의 희로애락을 그려내면서 공감대를 형성했습니다. 또, 기업 문화와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다양한 사회적 화두를 던졌습니다.
'여왕의 교실'은 동명의 일본 드라마를 리메이크한 이 작품은 독선적이고 악마같은 여교사와 그녀의 반 학생들의 갈등을 그린 독특한 학원물입니다. 일반적인 상식을 뛰어 넘는 독특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차가운 교사상을 제시하면서 학교폭력, 무한 경쟁 등 위기를 겪고 있는 우리나라 교육 현실에 어떤 화두를 던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올 상반기 일본드라마의 국내 상륙은 나쁘지 않은 점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색다른 줄거리와 구조, 전형적인 틀을 벗어난 캐릭터로 신선함과 동시에 호기심을 느끼게 합니다. 하지만 원작의 탄탄한 스토리와 함께 한국적 정서가 어떻게 잘 버무려 지는 지에 따라 그 성패가 달라지는데요. 일본드라마 리메이크 붐이 계속해서 성공가도를 달릴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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