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100 - 분양광고

<충정로 칼럼> 부동산 시장 무엇이 문제인가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3-06-12 17:47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곽창석 ERA코리아 부동산연구소장


부동산시장이 또다시 침체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 4·1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후 시장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잠시 거래가 늘어나는 듯했다. 하지만 6월 들면서 취득세 감면 일몰을 앞두고 매수자가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거래 절벽'이 다시 시작되고 있다.

양도소득세와 취득세 면제를 담은 4·1 부동산 대책이 나온 후 일각에서는 매우 획기적인 대책인 만큼 당장 경기 활성화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있었다. 일부 전문가는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려면 먼저 내수 경기가 활성화돼야 한다고 전제조건을 달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시각은 지나치게 나이브한 생각으로 보인다. 기존 주택까지도 양도세를 한시적으로 면제해주는 대책이 획기적인 것은 맞지만 이런 정도로 시장이 살아나기에는 침체의 골이 너무 깊기 때문이다.

또 내수 경기가 살아야 부동산이 살아난다는 시각도 문제의 원인과 결과를 거꾸로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 내수 경기가 침체된 주요 원인이 부동산과 주택시장의 거래 침체에 있기 때문이다. 내수가 살아야 부동산이 사는 것이 아니고 부동산이 살아야 내수가 살아나는 메커니즘이 분명히 존재하고 있다.

안타깝지만 현재 부동산시장 회복의 키를 쥐고 있는 주택시장에는 매수 세력이 전혀 없다. 주택에 대한 투자자도 없고 실수요자도 없다.

집값이 오르길 기대하면서 투자를 고려하는 매수층은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세 중과세가 없어지지 않는 한 시장에 진입할 의사가 없어 보인다. 전세를 벗어나 내 집 마련을 고려하는 실수요자도 반값 분양가를 공약한 보금자리주택에 이어 반값 임대료를 약속한 행복주택이 있는 한 굳이 집을 구입할 의사가 없을 것이다.

주택시장이 이대로 진행된다면 7월께에는 급매물이 쏟아져 나오고, 내년 초에 심각한 거래 절벽과 더불어 본격적인 자산디플레이션(asset deflation)이 시작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급속한 경기 위축과 소비 감소로 이어지고 생산자물가에 이어 소비자물가도 마이너스로 돌아서면서 제2의 경제 위기와 더불어 경제 공황도 나타날 수 있다.

이제는 한시적이고 부분적인 아이디어 차원의 정책을 벗어나야 한다. 부동산 불패신화에 젖어 있던 시기에 나온 기형적인 규제를 걷어내고 글로벌 스탠더드에 걸맞은 정상적이고 상식적인 제도와 정책으로 돌아가야할 때이다.

비싼 집에 살고 있다는 이유로 아무런 소득도 발생하지 않았는 데도 재산세와는 별개의 세금을 시가 변동에 맞춰 부과하는 종부세와 같은 제도는 없어져야 한다.

인플레이션에 따른 화폐가치의 하락을 고려하지 않고 양도 차익의 66%씩이나 부과하는 양도세 중과세 제도도 폐지해야 마땅하다. 부동산을 취득할 때 부과하는 취득세가 매매가의 4.6%나 된다면 투기성 없는 정상적인 거래는 일어나기 힘들다.

취득세도 실거래가제도에 발맞춰 현실화시켜야 한다. 그밖에 분양가 상한제나 정부 차원의 DTI(총부채상환비율) 규제, 재건축 개발이익 환수제 등 국제 기준을 벗어난 규제도 과감히 걷어내야 한다.

국제 기준에 맞지 않는 모든 규제가 없어진 후에야 부동산시장은 비로소 매수자가 시장으로 돌아오고 정상적인 거래가 일어날 수 있다. 더불어 내수 경기도 살아나고 성장의 엔진도 다시 살릴 수 있을 것이다. 성장 엔진을 다시 살리기에 더 이상 지체할 시간적인 여유가 없다는 점이 걱정스럽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