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회담 재개 가능성은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12일 열릴 예정이었던 남북당국회담이 무산되면서 단기간 내에 남북간 대화 재개가 힘들 것으로 보인다. 남북이 상대에 대한 입장 변화만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우선 정부는 이날 북측에 추가 회담을 위한 수정 제의를 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북한에 수정제의를 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아니다”라며 수정 계획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이 당국자는 "우리로서는 현재의 대표단과 북한의 대표단이 변한게 없다면 언제든지 회담을 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며 대화의 문을 열어뒀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정부가 수석대표로 내세운 통일부 차관과 북한이 내세운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 국장 간 회담을 북한이 수용할 경우 회담이 열릴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하지만 남북 당국자 회담 조기 개최는 불투명한 상태이다 .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이날 통일부 남북회담본부에서 기자들과 만나 '남북당국회담이 무산된 것이냐 보류된 것이냐'는 질문에 "무산된 것"이라고 답했다. 이는 조속한 시일 내에 회담 재개가 이뤄지기는 어렵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류 장관은 회담이 무산된 것과 관련해서는 "새로운 남북관계로 가기 위한 하나의 진통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북한도 새로운 남북관계로 가려면 성의있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언급해 북한이 과거의 틀에서 벗어나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는 점을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의 몽니는 여전하다. 북한은 대표단 파견 보류를 남측에 통보한 이후 이날 판문점 연락관 채널 가동을 중단했다.

북한 매체들은 이날 남북당국회담이 무산됐다는 소식은 전하지 않은 채 6·15공동선언 행사를 통한 남북관계 개선을 강조했다.

북한의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대화 분위기 조성은 중요한 현실적 문제'라는 개인 필명의 글에서 "우리의 주동적 대화제의에 따라 북남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는 조건이 마련되고 있는 지금 그를 위한 분위기를 적극 고조시키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북한이 앞으로 회담 무산의 책임을 떠넘기며 남측을 비난하는 목소리도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소 선임연수원은 "북한은 남측을 비난함으로써 책임을 회피하려고 할 것"이라며 "선전전 등이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특히 북한이 회담 무산 일방을 통보하면서 "남측이 수석대표를 차관급으로 교체한 것은 남북당국회담에 대한 우롱이고 실무접촉에 대한 왜곡으로 엄중한 도발"이라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