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윤리의식과 상생의 토대 없이는 오랫동안 쌓아온 신뢰와 이미지도 한순간에 무너질지 모르는 사상누각과 같은 것입니다. 지금처럼 불확실한 영업환경 속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서로를 동반자로 인식하고 상호협력을 이끌어 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신헌 롯데백화점 대표)
경제민주화·갑을관계 등으로 유통업계가 내홍을 겪고 있는 가운데 CEO들이 이메일을 통해 직원들 단속에 나섰다. 회사를 둘러싼 문제에 대해 임직원들에게 사과의 메일을 전달하는가 하면, 불합리한 관행에 대해 스스로 돌아볼 것을 주문하고 있다.
일일이 얼굴을 마주하기 힘든 직원들과 효과적으로 소통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실제로 업계 관계자는 "최고경영자가 여러 지역에 퍼져있는 임직원과 협력사 관계자를 한명한명 만나기 힘들다"며 "이메일을 활용하면 적은 시간을 사용해 많은 사람과 일대일로 얼굴을 맞대고 소통하는 효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비자금 문제가 불거진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이메일을 통해 임직원들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 이 회장은 "책임져야 할 부분이 있다면 제가 책임을 질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임직원들의 과오가 있다면 그 또한 저에게 책임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신헌 롯데백화점 대표와 노병용 롯데마트 대표는 최근 문제로 떠오는 갑을관계에 대해 내부적인 자성을 촉구하는 내용의 이메일을 임직원들에게 보냈다.
신 대표는 "동료·파트너를 상호 존중과 배려의 자세로 대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상대가 나에게 맞춰주길 바라기보다 자신부터 원칙을 준수하고 올바른 언행을 습관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노 대표 역시 "최근 매장 내 근무 중 동료사원에게 반말을 하는 등 부적절한 언행을 한 불미스런 사례를 접하며 아직도 이런 모습이 남아있었나 싶어 대표이사로서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었다"며 반성을 촉구했다.
장재영 신세계백화점 대표는 매분기마다 1000여개의 협력회사에 뉴스레터를 발송, 소통의 창구로 이메일을 활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직원들이나 협력사 관계자들이 평소 최고경영자 앞에서 직접하기 말하기 어려웠던 것도 이메일을 통하면 상대적으로 편하게 건의할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 진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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