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배당 줄이면서 이사 보수는 그대로…주주 불만 증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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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6-17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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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직원 급여도 크게 줄인 경우도 많아

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실적 악화를 이유로 매년 배당금과 직원수는 줄이면서 왜 이사 보수는 그대로 인가요? 임원들이 경영에 책임을 지려면 보수도 내리는 것이 맞지 않나요?"

증권사들의 정기주주총회가 열리면서 고위층들의 급여에 대한 주주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증시 침체와 업계의 수수료 인하 경쟁 등으로 수입이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임원들의 보수는 그대로 유지되거나 오히려 오르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은 "유능한 인재 영입을 통한 경영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주주들은 현실에 맞지 않다고 지적한다.

17일 금융투자업계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지난 2011년 회계연도(3월 결산)에 보통주 1주당 1250원씩 총 809억원을 배당했다. 하지만 올해는 1주당 650원, 총 484억원 배당에 그쳤다.

배당은 절반 가까이 줄었지만 삼성증권 사내·사외 이사들의 보수 한도는 올해 130억원으로 동결됐다. 이 가운데 사외이사 평균 임금은 2011년 6500만원에서 작년 7150만원으로 10% 정도 올랐다. 올해는 8647만원으로 2011년과 비교하면 1인당 2100만원이상 늘었다.

연봉 정보가 공개되지 않는 김석 대표이사 등 사내이사를 포함하면 삼성증권 최고위 임원들의 올해 급여는 10억원을 훌쩍 넘길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삼성증권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연결기준 1743억원으로 전년의 1924억원보다 크게 줄었다.

지난해 24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선 현대증권은 지난 7일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이사 보수 한도 30억원 동결과 사외이사 1인당 4848만원 지급 안건을 통과시켰다.

현대증권은 현금 배당을 2011년 809억원, 2012년 674억원, 2013년 444억원으로 계속 줄이는 상황에서도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등 이사들의 보수는 낮추지 않았다.

미래에셋증권도 이사들에 대한 보수 한도를 계속 100억원으로 유지하고 사외이사의 보수 지급도 확대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2011년 사외이사들에게 1인당 4427만원을 지급했으나 작년에는 4653만원, 올해는 4800만원으로 늘렸다.

이사들 임금을 올랐지만 미래에셋증권 직원 급여는 2011년 총 2039억원에서 지난해 1630억원으로 20% 정도 줄었다.

이밖에 교보증권은 이사 보수 한도를 지난해 10억원 정도에서 올해 9억원 정도로 낮췄지만 사외이사에 대한 지급 총액은 1억4992만원에서 1억5124만원으로 소폭 늘렸다.

대신증권 100억원, 키움증권 70억원, 동양증권 70억원 등 증권사 대부분이 불황에도 최고위층인 사내·외이사들에 대한 보수 한도를 늘리거나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증권사 주주는 "개인투자자가 주식 투자로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길은 시세차익과 현금 배당 뿐인데 증권사 주가가 떨어지고 배당까지 줄면서 타격이 매우 크다"며 "이런 상황에서 실적 부진에 대해 가장 큰 책임을 가진 최고위층의 보수가 그대로인 것은 이치에 맞이 않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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