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태구 기자=쌍용자동차의 ‘체어맨’은 대한민국 대표 플래그십 세단이다.
체어맨은 SUV로 대표되는 쌍용차가 유일하게 생산하는 세단으로 지난 1997년 첫 출시 이후 지금까지 진화를 거듭한 이래 ‘대한민국 CEO’를 위한 자동차의 위치를 공고히 하며 현대차의 에쿠스와 더불어 국내 대표 초대형 세단의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수입차 점유율 확대 등으로 인해 체어맨은 지난 해 큰 폭의 판매 하락이 있었지만 최근 체어맨 W 서밋과 보우 에디션이 출시된 4월 이후 판매량이 점진적으로 상승하고 있다.(4월 166대, 5월 181대)
체어맨은 이름에서 이야기하듯이 회장님을 위한 자동차다.
정통 ‘쇼퍼 드리븐 카(Chauffeur Driven Car)’로서 말 그대로 핸들은 운전사에게 맡기고 오너는 뒷자석에 앉는다.
이런 체어맨을 직접 만나봤다.
시승한 모델은 ‘체어맨W CW700 4트로닉 보우 에디션(4Tronic BOW Edition)’. 가격은 8543만원이다.
5미터가 넘는 웅장한 블랙톤의 외관은 품격이 느껴졌다.
지나치게 화려한 장식도 없고 심플한 차체 라인은 대한민국 CEO의 기품이 느껴지도록 했다.
차량을 열자 가장 먼저 스코틀랜드 BOW사의 최고급 가죽시트가 눈길을 끈다.
이 가죽은 항공기의 일등석이나 요트 등 최고급 용도로만 쓰인다더니 너무도 편안함을 선사했다.
250마력의 IL6 3.6엔진을 적용하고 벤츠의 7단 자동 변속기를 장착, 성능은 편안하면서도 안정적이었다.
특히 중저속 영역에서의 토크감은 발군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런 차는 뒷자석에 앉아야 제맛인 법.
동승자와 자리를 바꾸고 뒷자석으로 자리를 옮겼다. 운전자가 군대에서 1호차 운전병 출신이라더니 덜컹거림 없이 스르륵 부드럽게 달린다는 느낌을 받았다.
앞좌석을 앞쪽으로 40도나 기울일 수 있도록 해 시야도 넓다.
중앙 콘솔의 ‘햅틱 컨트롤러’를 누르자 비행기의 비즈니스석이나 일등석처럼 일자에 가깝게 좌석이 펼쳐졌다.
여기에다 움직임는 집무실이라 불리울만큼 스마트폰 무선 충전기와 팝업 기능을 갖춘 태블릿PC 수납함과 서류를 보관할 수 있는 2단 트레이 등도 제공돼 비즈니스를 위해 부족함이 없어보였다.
편의장치도 작동도 수월했다. 첨단 음성인식 시스템(SDS)이 있어 라디오, 블루투스 전화, DMB, 내비게이션을 간단한 음성 명령어로 조작할 수 있다. 앞좌석 가운데 부분에는 대형 모니터가 있는데 팔걸이 부분에 버튼을 누르면 접혀있던 모니터가 자동으로 펼쳐진다.
특히 오디오 시스템이 일품이다. 비록 이날 듣게된 것은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들 뿐이었지만 벤츠 S클래스, 마이바흐 등 세계 최고급 차량에 들어가는 명품 사운드 시스템인 하만카돈 엔터테인먼트 시스템 덕분인지 총 17개의 스피커를 장착해 모든 좌석에서 7.1채널의 완벽한 음향을 감상할 수 있었다.
왕복 3시간여의 이날 시승은 그 어느때보다 편안했다. 어느샌가 진짜로 회장님이 된 듯한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어느샌가 시승은 끝났고 비루한 현실은 주차장에 차를 직접 세우고 아쉬운 발걸음을 재촉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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