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거리 등 가전업체 정부 보조금 171여억원 ‘꿀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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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6-24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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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내수촉진 효과를 톡톡히 유발했다고 평가받은 절전형 가전제품 보조금 정책실시 과정에서 유명 기업들이 막대한 자금을 챙긴 것으로 밝혀졌다.

중국 국무원 산하 회계감사기관인 심계사가 5044개 '에너지절약, 재생에너지 및 자원의 종합적이용' 등 프로젝트 회계감사결과 중국 대표 가전업체인 거리(格力), 거란스(格蘭仕), 메이디(美的), TCL, 창훙(長虹), 양쯔(揚子)에어컨 등 8개 기업이 총 9061만8400위안(약 171억5000만원)의 보조금을 주머니에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보조금 챙기기'는 사실 이미 가전업계에서는 공공연한 비밀로 보편화된 상태라고 신문은 전했다. 심계서 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2월에서 올해 3월까지 거리전기는 절전형 에어컨 보급 및 판매 로 보조금 2156만7600위안을 챙겨 가전업체 중 최고기록을 세웠다. 이어 거란스와 창훙이 각각 1779만4000위안, 981만7800위안을 편취한 것으로 조사됐다.

업계 인사는 "가전업체는 보통 절전형 에어컨 판매량을 허위기록하는 방식으로 거액의 보조금을 편취했다"고 폭로했다. 특히 에어컨의 경우 각 지점 및 판매점, 대리점 등 유통판매루트가 복잡해 획득가능한 보조금 규모를 부풀릴 수 있었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보조금 편취사실이 밝혀지면서 보조금 정책의 폐해도 지적되고 있다.

우선 절전형 제품에 대한 보조금 정책이 실시 종료됐음에도 소비자들의 환경의식이 강화되면서 가전업체들이 가짜 '절전등급'마크를 부착해 제품을 판매하는 사례가 늘어난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또한 관련 전문가들은 보조금 정책이 막대한 내수를 창출하기는 했으나 기업의 보조금 의존도를 높여 오히려 경쟁력 향상을 저해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가전기업이 경쟁력을 키우고 장기적인 내수를 유발하려면 보조금이 아닌 기업의 혁신과 상품개발을 통한 업그레이드가 절실하다고 조언했다.

훙스빈(洪仕斌) 중국 가전상업협회 영업위원회 회장도 "보조금 정책은 시장의 선순환을 방해하고 산업생산과잉 등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중국 당국이 소비활성화를 위해 절전형 제품을 대상으로 실시했던 보조금 정책은 5월 말로 종료됐다. 절전형제품 보조금 정책으로 122억 위안의 보조금이 지출되고 총 2500억 위안의 내수촉진 효과를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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