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NLL은 바뀌어야…북측 체제 존중하는 게 우리에게 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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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6-24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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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주진 기자=지난 2007년 남북 정상회담에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대화록 발췌본이 공개됐다.

노 전 대통령은 남북 정상회담에서 서해 북방한계선(NLL) 문제와 관련, "나는 (김정일) 위원장님과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NLL은 바뀌어야 한다"고 언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사실은 국가정보원이 24일 국회 정보위 소속 여당 의원들에게 정상회담 회의록 전문과 함께 배포한 8쪽짜리 발췌록을 통해 확인됐다.

노 전 대통령은 NLL에 대해 "국제법적 근거도 없고, 논리적 근거도 분명치 않은 것인데…그러나 현실적으로 강력한 힘을 갖고 있다. 북측 인민으로서도 아마 자존심이 걸린 것이고, 남측에서는 이걸 영토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노 전 대통령은 "서해평화협력지대를 설치하기로 하고 그것을 가지고 평화문제, 공동번영의 문제를 다 일거에 해결하기로 합의하고 거기에 필요한 실무협의를 계속해 나가면 내 임기 동안에 NLL 문제는 다 치유된다"고 말했다.

그는 김정일 위원장이 서해평화협력지대 등과 관련해 "남측 반응은 어떻게 예상됩니까? 반대하는 사람들도 있지?"라고 질문하자 "서해평화협력지대를 만드는 데는 아무도 없다. 반대를 하면 하루아침에 인터넷에서 반대하는 사람은 바보 되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노 전 대통령은 "헌법문제라고 자꾸 나오고 있는데 헌법문제 절대 아니다"라며 "얼마든지 내가 맞서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실무적인 협상에 들어가는 쌍방이 다 법을 포기한다. 이렇게 발표해도 되지 않겠습니까"라고 묻자 "예, 좋습니다"라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은 이어 "그러나 이게 현실적으로 자세한 내용도 모르는 사람들이 민감하게, 시끄럽긴 되게 시끄럽다"면서 "그래서 우리가 제안하고 싶은 것은 안보군사 지도 위에다 평화경제지도를 크게 덮어서 그려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은 "전체를 평화체제로 만들어 쌍방의 경찰들만이 관리하자는 것"이라며 "다음 대통령이 뒷걸음 안 치게 쐐기를 박자"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은 또 "북측 체제 존중하는 게 우리에게 이익", "외국 정상들에 북측 대변인·변호인 노릇"이라는 민감한 발언도 쏟아냈다.

노 전 대통령은 "그동안 해외를 다니면서 50회 넘는 정상회담을 했습니다만 그동안 외국 정상들의 북측에 대한 얘기가 나왔을 때 나는 북측의 대변인 노릇 또는 변호인 노릇을 했고 때로는 얼굴을 붉혔던 일도 있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은 대미 관계·방코델타아시아(BDA) 제재 문제와 관련해서 "BDA는 미국의 실책"이라며 "미국이 잘못한 것인데 북측을 보고 손가락질을 하고 북측 보고 풀어라 하고, 부당하다는 거 다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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