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이 그린 '설국열차' 도면/ 사진 제공=모호필름, 오퍼스픽쳐스 |
전문 만화가가 그렸다고 해도 믿길 법한 영화 콘티로 한국을 넘어 이미 미국 촬영현장에서도 감탄을 자아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새로울 일도 아니지만 역시 디테일에 강한 봉준호임을 다시 한 번 실감케 한다.
영화 <설국열차> 스틸컷 속의 송강호/ 사진 제공=모호필름, 오퍼스픽쳐스 |
맨 뒤쪽 꼬리칸부터 영구동력이 있는 맨 앞쪽 ‘기차의 심장’ 엔진칸까지 총 60칸. 모두 이어 붙이면 1.5km에 달하는 세상에 없는 열차를 담은 도면에는 칸별 크기를 비롯해 사람들의 식량을 생산하는 단백질블록 생산칸, 물공급칸, 온실칸, 정육점칸, 수족관칸, 수영장칸, 사우나칸, 라운지칸, 미용실, 클럽칸, 아편굴칸 등 이름까지 자세히 표기돼 있다. 열차가 곡선 궤도를 달리면서 벌어지는 교실칸과 수영장칸 사이의 총격전 장면에 대비해 총탄이 오고 가는 거리까지 정확하게 계산돼 있는 대목은 혀를 내두르게 한다.
봉준호 감독의 손끝에서 시작해 그의 섬세한 숨결로 완성됐을 영화 <설국열차>는 우리가 제작해 세계에 배급하는 작품으로, 배우나 감독이 미국의 제작시스템에 편입된 기존 할리우드 진출 작들과는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개봉도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오는 8월 1일 전 세계 최초 개봉이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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