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세운상가, 철거 대신 리모델링·분할 개발

세운상가 일대 재개발 구역 위치도 [사진=서울시]

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전면 철거될 예정이었던 서울 종로 세운상가가 주변 정비구역에서 분리·보존된다. 또 주변 지역은 대규모 통합 개발 방식 대신 소규모 분할 방식으로 점진적으로 개발된다.

서울시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세운 재정비 촉진계획 변경안'을 25일 발표했다.

세운상가는 1979년 정비구역으로 지정됐으나 주민 갈등과 부동산 경기 침체로 사업이 지지부진했다. 2009년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돼 전면철거 후 공원으로 조성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서울시는 세운상가를 정비구역에서 분리해 보존하면서 상가별로 협의를 거쳐 리모델링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당초 계획대로 공원이 조성될 경우 재원(1조4000억원 규모) 조달의 어려움과 주변 구역과의 통합 개발로 인한 갈등을 고려한 것이다.

이와 함께 주변 구역의 경우 기존의 대규모 통합개발 방식에서 주요 도로와 옛길 등을 고려한 소규모 분할 개발 방식으로 바꾸기로 했다.

시는 원활한 정비사업을 위해 주거비율 50% 이외에 최대 10%까지 오피스텔 추가 건립을 허용하기로 했다. 대신 증가하고 있는 1~2인 가구를 위해 30% 이상을 반드시 소형으로 짓도록 했다.

아울러 종묘, 남산, 가로 특성 등을 고려해 건축물의 최고 높이를 50~90m까지 차등 적용하기로 했다. 도심의 가로 활성화가 필요하거나 건축물 높이 하향 조정으로 용적률 확보가 어려운 구역에 대해서는 건페율을 기존 60%에서 80%까지 완화할 계획이다.

이제원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은 "주민공람, 공청회 등 관련 절차를 거쳐 연내에 촉진계획 변경안을 고시할 계획"이라며 "촉진계획 변경을 통해 정비사업에 속도가 붙어 도심 재활성화 효과가 나타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