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다음달부터 지방은행과 증권계열사가 매물로 나온다. 우리은행은 내년으로 매각 일정이 잡혀 있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 인수를 놓고 각 금융사의 치열한 눈치싸움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 우투·지방은행 누가 꿰찰까
금융권에서는 우리투자증권이 가장 매력적인 매물로 꼽힌다. 옛 LG증권 출신의 우수한 인력이 풍부한데다 소매나 투자금융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 교보생명 등 업계 상위권 증권·보험사도 인수후보자로 거론된다. 증권사가 가져가면 단숨에 업계 1위로 뛰어오를 수 있고, 보험사가 가져가면 포트폴리오 구성이 탄탄해진다.
경남은행과 광주은행 등 지방은행 인수전도 치열할 전망이다. 특히 경남은행을 누가 인수하냐에 따라 지역 금융권의 판도가 달라질 수 있는 만큼 관심이 뜨겁다.
경남은행 인수전에는 BS금융지주와 DGB금융지주가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경남은행의 자산규모는 지난해 말 현재 31조3000억원이다. BS금융지주와 DGB금융지주는 총자산이 각각 45조, 35조원 규모로 비슷한 수준이다. 여기에 KB금융도 눈독을 들이고 있는 상황이다.
광주은행은 다음달 1일 출범하는 JB금융지주와 중국공상은행 등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김한 전북은행장은 지난 7일 “광주은행이 전북은행과 함께 한다면 호남지역의 경제적인 증대 효과는 엄청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 우리은행, KB금융·교보 눈독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우리은행이다. 몸집은 크지만 생산성 측면에서는 매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당초 우리투자증권과 묶어 팔 것으로 예상했지만, 떼어팔기로 결정된 점도 매력도를 반감시켰다.
그나마 유력 후보로 꼽히는 곳은 KB금융이다. 수조원의 매입 자금을 풀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지난해말 기준 우리은행 총자산은 265조6144억원 규모다.
KB금융이 우리은행과 국민은행(261조)이 합병할 경우, 단숨에 국내에서 독보적인 은행으로 자리잡게 된다.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 내정자도 “KB의 경쟁력을 충분히 높일 수 있는 방안으로 우리금융과의 M&A에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KB금융이 우리은행을 인수하더라도 메가뱅크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 등을 감안,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처럼 3∼5년동안 ‘투 뱅크 체제’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KB금융 외에 교보생명이 인수 의지를 적극적으로 밝힌 상태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우리은행 인수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었다”며 “추가적인 내부 검토를 통해 인수 여부를 확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교보생명은 현재 전략기획파트에서 우리금융 인수를 위한 전담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선 자금동원이 가능하겠냐는 우려도 나온다.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은 풍문과 달리 우리금융 인수에는 부정적이거나 소극적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인수 자체를 검토해 본 적이 없다”고 밝혔고, 하나금융 관계자는 “외환은행 인수 등으로 이제야 숨돌린 상황”이라며 “현재로서는 우리금융을 인수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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