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신화사] |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최근 국제 금값의 폭락은 미국의 인위적 조작 때문이라는 일각의 의견을 기사화해 이목이 집중됐다.
인민일보 해외판은 1일 중국황금협회 장빙난(張炳南) 부회장의 발언을 인용, 최근 국제금값 폭락은 미국 달러화의 강세 및 금융패권을 유지하려는 미국의 시장조작이 초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 부회장은 "미국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촉발시켰으나 기축통화인 달러화를 이용해 이로 인한 충격을 해외로 전가시켰다"며 "미국이 현재의 금융패권 유지를 위해 유로화, 일본 엔화의 약세를 유도하고 최후의 대안인 금의 약세도 조장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미국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의 양적완화 축소 발언 역시 금 약세를 초래한 원인 중 하나로 꼽았다.
최근 중국 금융권 일각에서 금값 폭락에 대해 이같은 '미국음모론'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중국황금그룹 순자오쉐(孫兆學) 회장은 "유로화가 힘을 잃은 후 달러에 대적할 수 있는 유일한 적수가 금이었다"며 "금값 폭락을 초래했던 것은 유로존 국가들이 디폴트상황에 놓일 경우 금을 매도할 것이라는 소문이었지만 이는 거짓으로 밝혀졌고 이후 버냉키 의장이 양적완화 축소 발언과 함께 미국경제 회생을 알렸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상황을 고려할 때 금값 폭락은 의도된 것이며 미국이 달러화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 벌이는 '화폐전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제 금융전문가들은 이러한 음모론에 대해 회의적이다. 일반적으로 국제 금값폭락은 지난 10년간 가격상승에 따른 조정기 돌입에 의한 것으로 판단되고 미국의 경제회복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리스크 헤징 투자처로 여겨지는 금의 가격하락은 당연하다는 것.
미국 예일대 금융경제학과 첸즈우(陈志武) 교수 역시 "나는 음모론에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버냉키 등 인물이 미국 당국을 대표할 수 없으며 금과 통화자본의 성질이 다른 것도 이유다"라고 지적했다.
국제 금값은 올해 들어 최근까지 30% 이상의 낙폭을 보였으며 얼마전에는 1200달러 선이 붕괴돼 온스당 1180까지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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