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아직 낯선 외국인에게는 ‘성(城)’이나 ‘공원’에 사는 것으로 착각을 불러일으킬 만한 국내 아파트 브랜드명이다.
몇년 전만해도 TV CF광고에는 이국적인 풍경에 외국인이 등장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대중에게 ‘고급스러움’과 ‘편안함’을 동시에 심어주기 위한 전략이었다는 게 당시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브랜드명에 이어 최근에는 단지의 특징을 반영한 펫네임(pet name·애칭)도 다양하게 생겨나고 있다. 수요자들이 쉽게 기억할 수 있는 애칭을 만들어 분양성적을 높이자는 취지다.
지난 5월 경기 하남 위례신도시에 분양을 시작한 ‘위례 엠코타운 플로리체’의 경우 플로라(꽃)와 리치(풍부)의 합성어인 ‘플로리체’가 펫네임으로 붙었다. 단지 조경 비율이 40% 웃도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현대엠코가 지난달 28일 모델하우스를 개관한 마곡지구 내 오피스텔의 펫네임은 ‘지니어스타’이다. 스타기업 R&D 연구원들을 위해 ‘Genius(천재)’와 ‘Star(별)’을 합성해 만들었다.
현대엠코 관계자는 “건설사에서 자체적으로 짓기도 하지만 공모를 통해 선정하는 경우도 있다”며 “펫네임만으로도 마케팅에 적잖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세종시 1-2생활권 M4블록에 분양한 ‘한양 수자인 에듀센텀’은 교육(edu)을 콘셉트로 삼았다. 지난해 공급한 에듀시티, 에튜파크 등 교육특화단지 시리즈의 일환이다. ‘한양 수자인 에듀센텀’은 지난달 1순위 최고 경쟁률 5.1대 1을 기록하며 전 평형이 순위 내 마감된 바 있다.
그렇다면 펫네임으로 가장 자주 쓰이는 단어는 어떤 것일까. 바로 ‘센트럴’이다. 센트럴은 ‘중심’이라는 의미답게 입지의 중요성을 부각시키며 청약 성적도 양호하다.
포스코건설은 지난 3월 동탄2신도시 시범단지에 ‘동탄역 더샵 센트럴시티’를 분양했다. 계약률이 100%에 육박하며 조기 완판됐다. 대우건설도 센트럴이란 펫네임을 사용한다. 이 회사는 현재 인천 송도 국제업무단지 G1-2블록에 위치한 오피스텔 ‘송도 센트럴파크 푸르지오 시티’를 분양 중이다.
‘래미안 마포 웰스트림’처럼 수요자들의 궁금증을 자아내는 펫네임도 있다. 당초 의도는 well(웰빙)과 stream(계속되다)의 합성어로 ‘건강과 행복이 흘러넘치는 웰빙단지’를 뜻했다. 그러나 부유함을 의미하는 ‘wealth’와 다른 단어의 합성어로 생각하거나 감을 잡을 수 없다는 등 반응도 가지각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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