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현재 은행권의 임원 수는 445명으로 지난해 4분기 527명에서 82명 감소했다. 여기에는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특수은행이 모두 포함된다.
임원 수가 400명 대로 내려앉은 것은 지난 2011년 4분기 이후 1년 3개월만이다. 감소폭으로는 통계가 편제된 1999년 이후 최대다.
사외이사를 뜻하는 비상임인원과 상임임원은 전 분기보다 각각 6명과 2명이 줄었고, 이사대우는 무려 74명이 감소했다.
은행별로는 신한은행이 이사대우 수를 중심으로 63명이던 임원 수가 20명으로 낮아져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다. 외환은행도 41명이던 임원 수가 16명으로 감소했다.
임원 수가 이처럼 감소한 것은 최근 수익성 악화로 인해 은행권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기 때문이다. 올 1분기 국내은행의 당기순이익은 전년동기대비 44.9% 감소한 1조8000억원이었으며 순이자마진(NIM)은 1.95%로 금융위기 시점인 2009년 3분기(1.91%)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이에 반해 일반 직원 수는 올해 1분기 10만1190명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일반 행원이 지난해 4분기에 비해 2025명 늘었고, 책임자가 625명 증가했다.
주요 시중은행 가운데 직원 수가 줄어든 곳은 하나은행과 국민은행 뿐이었다. 올해 1분기 국민은행의 직원 수는 전 분기에 비해 40명, 하나은행은 13명이 줄었다.
비용 절감이 시급한 상황이지만 은행권은 인력 구조조정에는 손을 대지 않은 상태다. 일자리를 중시하는 정부의 방침이 바탕이 됐다. 이 때문에 은행들은 비정규직들을 정규직으로 일부 전환하거나 퇴직자들을 재고용하면서 별정직을 늘려왔다.
하지만 이러한 추세가 지속될 가능성은 낮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상반기 신입직원 채용이 전년보다 절반 가량 줄었다”면서 “이제는 인력 구조조정을 걱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올 정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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