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향-서울필하모닉 법정 다툼 '2라운드'

아주경제 강승훈 기자=유사한 법인 명칭을 둘러싼 서울시립교향악단(이하 서울시향)과 (주)서울필하모닉간 다툼이 제2라운드로 접어들고 있다.

서울시향은 최근 서울필하모닉과 이곳의 실질 대표를 상대로 형사고소 및 간접강제이행금 청구 절차에 돌입했다고 10일 밝혔다.

이에 질세라 서울필하모닉도 이달 초 서울시향 박현정 대표이사 등을 명예훼손 혐의로 종로경찰서에 고소했다.

물고 물리는 이번 논쟁은 발단은 1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1년 창단된 사단법인 뉴서울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2001년 이름을 서울필하모닉으로 바꾸면서다. 이후 공연과 관련 인쇄물을 만들면서 '서울필하모닉', 'Seoul Philharmonic' 등 명칭을 사용했다.

이때는 서울시향이 이미 영문명을 'Seoul Philharmonic Orchestra'로 정한 상태였다.

이에 따라 2002년 당시 서울시향이 속한 세종문화회관에서 상표권 침해 등 민사를 제기, 2005년 대법원이 상고를 기각하며 최종 승소한 바 있다. 그해 특허법원에서 서울필하모닉이 출원한 서비스표 등록의 무효 판결을 내렸다.

이 같은 민사재판에도 불구하고 상황이 개선되지 않았고, 서울필하모닉 (전)단장 A씨는 같은 명칭으로 정기연주회를 연 혐의로 기소됐다. 올해 3월 대법원은 서울필하모닉과 A씨에게 각각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벌금 10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로써 10여 년을 끌어온 갈등은 마무리되는 듯 했지만 서울필하모닉이 경찰에 서울시향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 질긴 악연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서울시향은 과거 재판부가 서울필하모닉에 '위반행위 1일당 10만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의 간접강제이행금 청구 법적 조치를 시작했다. 동시에 서울중앙지검에 형사고소장을 냈다.

서울필하모닉 관계자는 "서울시향이 법원 판결이 나오기 전 관련업계 전반에 상황을 알려 피해가 엄청나게 크게 발생했다"며 "현재 형사사건은 전제성을 인정받아 헌법소원이 진행 중이므로 명예가 훼손된 당사자들과 재판부의 잘못된 판결을 바로 잡으려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서울시향 측은 추가로 재단법인의 권리 침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소송이 제기되면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