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2의 로드니 킹 사건 날라…전국이 부글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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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7-16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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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송지영 기자=지난해 2월 밤 플로리다주 샌포드시 편의점에서 음료수 등을 사 집으로 돌아가다가 백인(히스패닉 혼혈)계 민간 방범단원의 총에 맞아 사망한 17세 트레이번 마틴 사건이 미국 전역을 들끓게 하고 있다.

지난주 말 플로리다 순회법원 배심원단 6명은 마틴을 사살한 방범대원 조지 짐머만(30)에게 무죄평결을 내렸다. 마틴이 먼저 위협했기 때문에 총으로 쐈다고 하더라도 정당방위였다는 해석이었다.

이를 놓고 주초까지 뉴욕, 워싱턴 DC, 캘리포니아 등 전국에서 평결에 항의하는 시위가 확산됐다. 시위대는 마틴이 흑인이었기 때문에 총으로 사살됐다는 주장이다.

뉴욕 시위대는 15일(현지시간) 마틴이 죽을 때 입었었던 모자가 달린 후드티를 입고 대거 거리로 뛰쳐나와 흑인 등 유색인종을 차별하지 말 것을 강하게 주장했다. 이들은 후드티를 입은 흑인은 위험하다는 고정관념이 마틴의 죽음을 불러왔다고 호소했다.

전국에서 평결에 반대하는 시위와 항의가 잇따르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은 법치주의 국가로서 플로리다 순회법원 배심원단의 평결을 존중해야 한다”고 나섰다. 그러나 시위대는 백인 5명과 히스패닉 1명으로 이뤄진 배심원단이 지머만에서 유리한 평결을 가져왔다며 인종차별이 평결의 주된 배경이라고 맞서고 있다.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연방정부도 나섰다. 미 최초의 흑인 법무장관이기도 한 에릭 홀도 장관은 이날 워싱턴 DC에서 열린 한 모임에서 “법무부는 이번 사건에 대한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며 “법무부는 사실과 법에 근거해 미래의 비극을 차단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짐머만 측은 마틴이 마약에 취한 듯 수상해 보였고 자신에 위협을 가했다는 주장을 펼쳤지만, 마틴은 총기 등 무기를 소지하지 않았고 전과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에서는 지난 1992년 로스앤젤레스에서 다수의 경찰관이 운전사였던 흑인 로드니 킹을 무차별 구타한 비디오가 폭로되면서 흑인들이 들고 일어나 수만 명이 시위를 일으켰고, 방화, 약탈 등으로 이어졌다. 총 53명이 사망했으며 재산 피해액도 10억 달러가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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