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영 ‘잘 나가니’맘대로 설계 변경…행정은 뒷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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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7-16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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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적사항 통보 1건, 훈계 2명, 권고 1건

아주경제 진순현 기자=제주도의회가 임의로 설계 변경했다고 지적했던 부영호텔 신축관련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

지적됐던 외부마감재, 호텔 주 출입구 캐노피(통로), 창호 등의 변경시 건축허가에 위배되게 시공되고 있음에도 담당 공무원이 적정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 등 사후관리에도 소홀한 것으로 드러났다.

16일 도에 따르면 감사위원회가 지난 2월 25일~5월 13일까지 실시한 부영호텔 설계변경 관련 조사에서 통보 1건, 훈계 2명, 권고 1건에 대해 처분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감사결과 위배되게 시공한 부영호텔 건축주는 관련규정에 따라 조치토록 통보하고, 업무를 소홀히 한 감리자 및 책임감리사에 대해서는 행정처분을 내렸다.

또, 사후관리를 소홀히 한 관련 공무원 2명에게 훈계 조치했으며, 권고사항으로 건축계획 심의 제도의 합리적 개정방안을 강구토록 했다.

감사위에 따르면 건축주는 허가받은 외장재 마감 및 색채 계획에 대해 건축계획심의를 받도록 되어 있다.

이에 허가권자(행정)는 건축주가 허가 내용과 다르게 시공한 경우에는 허가내용대로 시공하도록 요구해야 하며, 공사감리자는 공사시공자가 설계도서대로 공사를 하지 않으면 이를 건축주에게 알린 후 공사 시공자에게 재시공하도록 요청해야 한다.

만일 공사시공자가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허가권자에게 보고하도록 되어 있다.

부영은 실시설계 도면에 외장재로 명시된 샌드스톤 색상을 ‘스터코’로 설경변경하기 위해 건축계획심의를 신청했으나 건축계획심의위원회는 “멕시코국 출신의 세계적인 건축가 리카르도 레고레타(1913~2011)의 작품성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실시설계 원안대로 시공토록 했다.

하지만 부영은 심의위의 의결사항을 무시한 채 임의대로 외부 마감재를 선택해 시공했다.

이와 관련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자 담당 공무원들은 해당 감리사에게 ‘사실관계를 확인하여 보고하라’는 문서만 발송하는 등 적정한 조치를 신속하게 못했다.

감리사가 설계내역과 다르게 시공하고 있음에도 사실과 다르게 보고하는 등 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했는데도 아무런 조치가 없었다.

그 결과 도 감사위는 건축허가 내용에 위배되게 시공된 부영호텔 및 리조트레지던스건축물이 준공처리 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출입구 지붕 모양도 임의로 변경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초 삼각형 형태로 허가받았던 것과 달리 다각형꼴로 변경, 면적도 409㎡ 확대 시공됐다.

다만 출입구가 전체적인 건축물 외관형태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도 건축계획 심의를 받도록 하지 못하게 하는 현행 제도의 문제점이 있다.

도 감사위 관계자는 “세계적 건축가 리카르도 레코레타의 설계의도대로 시공되지 못할 우려를 가져왔을 뿐만 아니라 도민사회에 건축행정의 불신도 초래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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