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파의 꼼수…세계 최고 제품 연구비는 고작 2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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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7-16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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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형섭 네파주식회사 대표>

아주경제 한지연 기자 = 국내 5위 아웃도어 브랜드인 네파에 대한 동종업계의 지탄이 이어지고 있다.

연구개발 비용은 쥐꼬리만큼 책정하는 반면 인기 연예인에 의존하는 '스타마케팅'에는 거액을 쏟아 붓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오너경영자인 김형섭 대표(사진)가 항상 강조하는 "품질 대비 합리적인 가격의 의류를 만들겠다"는 평소 행보와도 역행한다.

특히 최근에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장 광고 경고를 받으며 맞으며 '아웃도어 가격 거품 논란의 주역'이라는 굴욕도 떠안게 됐다.

◆ 세계 최고 기능성?…연구개발과 투자에는 인색

네파는 PAT·엘르 골프 등을 보유한 평안엘엔씨의 김형섭 대표가 지난 2005년 이탈리아 본사로부터 사들였다.

지난해 평안엘엔씨로부터 인적 분할 돼 네파주식회사로 독립했으며, 올해는 이젠벅이라는 아웃도어도 론칭했다. 네파는 지난해 4536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전년 동기 대비 80% 이상 성장했다. 이는 국내 아웃도어 업계 5위 규모다.

문제는 연구개발 및 투자에는 매우 인색하다는 점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네파의 지난 1분기 연구개발비는 1억9900만원으로 전체 매출액의 0.19%에 불과하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0.22%)와 비교해도 현저하게 낮은 수준이다. 경쟁자인 블랙야크와 K2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 비중은 각각 0.4%, 0.57%로 네파와는 최대 두 배 이상 차이가 난다.

소재에 대한 논란도 끊이질 않고 있다. 고어텍스를 소재로 사용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개발한 '엑스벤트'를 활용해 제품을 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전문가들도 "국내 소비자들의 신뢰도가 높고 방투습 기능이 뛰어난 고어텍스 원단을 100% 대체하기는 무리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기능성 부풀리기·가격거품 등 품질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업계 관계자는 "네파는 고어社와의 글로벌 규정을 어겨 고어텍스를 공급받고 있지 못하는 것으로 안다"며 "기능성의 대명사로 불리던 고어텍스를 쓰지 않고 스타마케팅만으로 업계 5위에 올랐지만 최근에는 이 사실이 발목을 잡고 있다"고 전했다.

◆ 네파 "광고비는 자유다"

이처럼 논란이 증폭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네파 측은 연구개발비 대신 광고비만 대폭 늘린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네파는 평안엘앤씨로 분할된 뒤 지난해 6~12월 매출액의 2.3%에 해당하는 108억원을 광고비로 지출했다. 이는 연구 개발비의 10배가 넘는 수치다.

이 회사의 광고선전비는 지난 2009년 59억원에서 2010년 113억원으로 1년만에 91% 상승했다. 2011년에는 204억원으로 또 다시 급증, 3년만에 247% 이상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136% 늘어난 영원아웃도어(구 골드윈코리아)나 블랙야크(190%) 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문제는 이같은 광고 비용이 소비자를 우롱하는 거짓·과장 광고에 사용됐다는 점이다. 네파는 최근 150만원이 넘는 고가의 등산 재킷·바지 등을 거짓으로 광고해 공정위로부터 철퇴를 맞았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 회사는 프리미엄 제품군인 블랙라벨 제품을 광고하면서 '현존하는 방수재킷 중 최고의 땀 배출 효과', 'NASA 우주복 소재로 제작', '최고의 기술, 최고의 기능' 등의 표현을 썼다.

하지만 조사결과 이 제품보다 땀 배출 효과가 뛰어난 소재가 더 많은 것으로 확인됐고, 우주복 소재 역시 극히 일부 사용된 것을 전체에 사용된 것처럼 거짓·과장 광고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관련, 네파 관계자는 "최근 공시한 자료의 연구개발비 품목에는 디자이너 인건비 정도만 포함됐다"며 "앞으로 소재 및 연구 개발비용 지출을 보다 세부적으로 표시해 오해 소지가 없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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