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화내빈' 국산 화장품, 수출국 다변화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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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7-17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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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강규혁 기자 = 국내 화장품 업계가 외화내빈(外華內貧) 상태다.

수출이 확대되면서 겉으로 보이는 지수는 화려하지만 질적 성장을 논하기에는 아직 빈약한 점이 많기 때문이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화장품 시장은 수출 확대로 지난해 수출액이 10억6700만 달러를 넘어서며 처음으로 수입액을 넘어섰다. 덕분에 매년 1억~3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던 무역수지도 처음으로 8900만달러로 흑자 전환했다.

최근 4년 간 전체 산업의 수출 비중이 점차 감소하는 상황에서도 화장품 수출 비중은 2012년 0.195%로 증가 추세에 있다. 불황에도 불구하고 화장품 업체들이 선방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수치다.

하지만 업계가 안정적인 성장 단계에 진입했다고 단언하기는 결코 쉽지 않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수출은 늘고 있지만 일본·중국·홍콩 등 이른바 상위 3개국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상위국 집중 구조'다. 팔리는 곳에만 수출이 몰렸다는 뜻이다.

실제로 이들 3개국에 대한 의존도는 2008년 54.5%에서 2012년 60.8%로 해마다 심화되고 있다. 수출 다변화지수 역시 2008년 0.370에서 2010년 0.340으로 개선되는 듯 했지만 지난해 다시 0.374로 악화됐다.

수출이 늘면 자연스레 따라오는 것이 브랜드 인지도다. 특히 화장품 산업의 특성상 브랜드 인지도와 파워는 시장에서 소비자들에게 어필하는 가장 중요한 무형재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내 화장품의 브랜드 인지도는 수출 증가와 무관하게 요지부동이다. 대한화장품협회 자료에 따르면 국내화장품 브랜드의 인지도는 프랑스 제품의 1/5, 미국과 일본의 1/2 수준에 불과하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미국·프랑스·일본 등 상위 3개국에 대한 수입 화장품 의존도는 오히려 증가했다. 또 2008년 67.8%, 2010년 72.2%였던 의존도는 2011년 70.8%로 다소 줄었다가 2012년 71.1%로 늘어났다.

정부는 2018년까지 세계 7위 수준의 화장품 강국으로 진입하겠다는 원대한 목표를 발표했다. 하지만 화장품 산업 규모가 각각 1위·2위·6위인 이들 국가에 대한 수입 의존도를 줄이지 못하는 한 간격을 줄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들의 피해구제 접수 건수도 증가하고 있다. 소비자 만족도 면에서도 문제점을 드러낸 것이다.

소비자원의 '2012 소비자 피해구제 연보'에 따르면 보건·위생용품 중 화장품 관련 피해구제 건수는 총 214건으로 전체의 42.6%에 달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화장품 시장이 한류 영향으로 수출 확대가 이어지면서 나름 만족스런 시절을 보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며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 같은 추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브랜드 파워 증대와 수출국 다변화, 소비자 만족도 증진과 같은 다방면의 노력이 함께 강구돼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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