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에 대한 법적 제재가 본격화되고 금연 운동이 확산되면서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의 생태가 변화하고 있다. 흡연 규제로 손님이 끊기면서 울상 짓는 곳이 있는 반면, 오히려 금연 확산이 불황을 돌파하는 새로운 탈출구로 자리잡는 자영업자들도 생겨나고 있다.
◆ PC방·고기집 흡연 규제에 손님 ‘뚝’
PC방이나 사업장 면적 150㎡ 이상의 식당, 찻집, 호프집 등에서의 흡연이 전면 금지되면서 사업주들의 불만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계도기간이 끝나 지난 1일부터 본격 단속이 전개되고 있지만 가뜩이나 장사가 안돼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고객이 더 줄어 매출 감소 직격탄을 맞고 있기 때문이다.
퓨전 소주방을 운영하는 A사장은 "술자리에서 흡연자와 비흡연자를 놓고 보면 반반 가량인데 흡연을 금지하다보니 손님 절반 정도가 줄었다"며 "손님 상당수가 입구에서 '흡연이 가능하냐'고 물어본 뒤 나가는 경우가 태반이다"고 말했다.
중대형 식당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금연 추세가 번지면서 흡연자가 많이 감소했지만 막상 단속이 전개되면서부터 손님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고깃집을 운영하는 B사장은 "올해 초부터 가게 곳곳에 금연 스티커를 붙이고 손님들도 흡연을 자제하지만 늦은 저녁시간이나 술자리가 무르익은 상황에서는 종종 담배를 피우는 손님들이 있다"며 "취한 손님들에게 '담배를 꺼달라'고 말하면 욕부터 날아오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토로했다.
그는 또 "이런 경우가 1~2회 반복되다 보면 그 손님들은 발길을 끊게 된다"며 "장사하는 사람이 손님을 잡기는 커녕 오히려 내쫓는 상황이 된다"고 말했다.
◆ 금연, 새로운 불황 탈출구
금연 확산이 매출 상승세에 부채질을 하는 업종도 있다.
종이컵을 생산하고 있는 한 중소기업은 올해 본격적인 흡연규제가 이뤄지면서 매출이 1.5배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흡연을 규제하자 PC방 및 식당 등에서 종이컵을 제공하는 사례가 늘었기 때문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업주들이 흡연 단속에 걸리지 않기 위해 재떨이 대신 종이컵을 나눠주고 있다"며 "이렇다보니 주문량이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금연 확산 분위기는 '까치담배(담배 한 개비를 이르는 속어)의 부활'이라는 진풍경까지 만들어냈다.
서울 종각역 인근의 가로매점에서 낱개담배를 구입한 50대 남성은 "정말 생각이 날 때 한 개비씩 사서 피우곤 한다"며 "아예 끊은 건 아니지만 담배를 줄이는 데는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가로매점 주인 역시 "여기저기서 금연 이야기를 하니 담배 한 갑을 통째로 구매하기보다 한 개비씩 사는 것 같다"며 "까치담배가 이렇게 잘 팔리기는 처음이다"고 설명했다.
면적이 150㎡ 미만의 주점과 식당들은 연일 매출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150㎡ 이상 식당에서 흡연을 금지시키자 손님들이 자유롭게 흡연이 가능한 작은 식당, 주점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창동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배지호 씨는 "이웃 식당이 금연 업소로 지정되자 흡연이 가능한 우리 가게를 찾고 있다"며 "그동안 장사가 잘 안돼 걱정이었는데 흡연 규제로 오히려 장사 재미가 쏠쏠하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식당에서 흡연을 제지당한 고객들이 길거리로 나와 담배를 피우면서 인근 편의점이 호황을 이루는 등 금연 확산으로 인한 진풍경이 다양하게 펼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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